"켕기는 게 있나" "부패정당 올가미 안돼"…총선 전 리스크 확산 차단 총력

지도부 '즉시 귀국' 압박에 宋 입장 변화 주목…"설득 결과 긍정 측면도"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한주홍 정수연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20일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송영길 전 대표에 대한 '조기 귀국' 압박을 이어갔다.

송 전 대표가 본인 경선 캠프에서 벌어진 '돈 봉투 리스크'를 결자해지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불길이 당 전체로 번지는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데 지도부는 물론 계파와 선수(選數)를 막론하고 당 전체가 성토의 수위를 더욱 높이는 형국이다.

전날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 한 '약식 브리핑'과 오는 22일 기자회견 예고 등 당의 조기 귀국 요청을 사실상 묵살하는 듯한 송 전 대표의 태도가 그렇지 않아도 들끓는 당내 분위기에 그야말로 기름을 들이붓고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송 전 대표를 겨냥해 자진 탈당뿐 아니라 강제 출당, 정계 은퇴 등은 물론 파리로 직접 가서 그를 데려오자는 '압송' 주장까지 터져 나왔다.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는 송 전 대표가 즉시 귀국해 이번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데 총의가 모였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에게 "(조기 귀국이) 당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국민과 당에 대한 기본적 도리라는 데 뜻을 모은 것"이라며 "이런 의원들의 뜻을 프랑스에 있는 송 전 대표도 충분히 감안해 향후 본인 입장과 행동을 취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의총에서 안규백 의원 등은 몇몇 의원들이 파리로 직접 가서 송 전 대표를 데리고 오자는 주장도 제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장외에서는 송 전 대표를 향해 자진 탈당, 정계 은퇴 등 요구가 분출됐다.

5선 중진인 안민석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송 전 대표는 사즉생의 각오를 해야 한다. 다 내려놓고 죽기를 각오하고 선당후사를 실천해 달라"고 했고, 이상민 의원도 "지금 안 들어오는 것은 뭐가 켕겨서 그런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고 지적했다.

차기 원내대표 주자인 김두관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자신이 대표를 지냈던 당이 부패정당의 올가미를 쓰고,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사기꾼 소리를 듣는데 계속 버틸 것이냐"고 직격한 뒤 자진 탈당을 요구했다.

당 원로인 유인태 전 의원은 라디오에서 '송 전 대표가 정계 은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 이래 놓고 더 미련을 가진들 (정치 활동이) 가능하겠느냐"며 "구질구질하면 사람만 더 추하게 마무리된다"라고 했다.

'송영길 지도부'에서 사무총장을 지낸 김영진 의원은 라디오에서 "송 전 대표의 상황과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며 "송 전 대표가 이 문제에 대해 진솔하게 받아들이고 국내에 들어와서 (대응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시 전당대회에서 송 전 대표와 당권을 놓고 경쟁한 홍영표 의원은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일원이기에 무거운 책임감을 함께 나눴고 저를 피해자라고 말씀하는 상황이라 발언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대표의 대국민 사과 이후에도 당과 당사자의 책임 있는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제 생각을 밝히고자 한다"며 송 전 대표의 책임 있는 자세와 당 혁신 등을 주문했다.

홍 의원은 송 전 대표에게 2021년 5월 전대에서 0.59%포인트 차이로 졌다.

당 지도부는 이날 송 전 대표에게 서둘러 귀국해 달라는 의사를 재차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송 전 대표가 그간의 입장을 바꿔 조기 귀국을 결심할지 주목된다.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몇몇 경로로 조기 귀국을 설득했고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표는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는 당내 의원들 일부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지라시에 포함된 의원들 가운데 친분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사실관계를 물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goriou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