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경기 침체 신호에도 노동·건설은 '활활'

[집중진단]

'최소한 연말까지는 동결'의견 우세
인플레 향배 따라 6월 똘 올릴 수도
파월, 확답주지 않은 채 '두루뭉술'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함으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1년여 만에 제로에서 5%대를 넘어 16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연 4.75~5.0%에서 연 5.0~5.25%가 됐다. Fed는 지난해 3월부터 10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5월 FOMC 이후 연준의 통화정책의 향배에 쏠리고 있다. 

▶"기준금리 목까지 찼다"
연준이 또 한 차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자 시장에서는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종착역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 인상으로 기준금리(연 5.0~5.25%) 상단이 점도표의 최종금리(연 5.1%)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의장은 그러나 기자회견에서 긴축 사이클 종료 여부 및 금리 인하 시점과 관련해 확답을 주진 않았다. 이 때문에 ‘연준의 긴축 편향은 여전하다’와 ‘이제 긴축은 끝났다’는 상반된 해석이 나왔다.

연준은 정례회의 후 발표한 정책 결정문에 변화를 줬다. 직전 회의인 3월 결정문에 있던 ‘추가적인 긴축 정책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문구를 뺐다. 대신 ‘추가 긴축이 적절한지를 결정할 때 긴축의 누적 효과와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할 것’이라는 표현을 넣었다.

일각에서는 이를 금리 인상 중단 신호로 받아들였다. 연준이 2006년과 2019년 긴축을 중단할 때도 비슷한 문구를 썼기 때문이다. 샘 스토벌 CFRA 수석투자전략가는 “‘예상’ 대신 ‘결정’이란 단어를 쓴 것은 연준이 긴축을 일시 중단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최소 연말까지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플레 향방이 좌우
하지만 파월 의장은 정례회의 후 “(예상) 문구를 제거한 것은 의미있는 변화”라면서도 “금리 인상 종료에 대한 결정은 오늘 내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 수요가 여전히 공급보다 많고, 인플레이션도 다소 둔화했지만 물가 목표치(2%)를 웃돈다”며 “더 큰 긴축이 타당하다면 그렇게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인플레이션을 잡는 데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고용 시장이 좀처럼 식지 않으면서 물가에 상승 압력을 더하고 있다. 지난주 미 노동부에 따르면 전주(4월16~22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3만건으로 집계됐다. 직전주 대비 1만6000건 감소한 것이다. 또 WSJ은 미국 전역에서 불고 있는 ‘건설 붐’이 연준의 피벗(정책 변화) 전망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호황을 맞은 건설업계에 인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이것이 노동시장 전반의 임금 상승으로 이어져 연준의 금리 동결이나 인하 시기를 늦출 수 있다고 관측했다. 

▶월가 예상도 오락가락

월가의 예상도 엇갈린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지역은행 리스크가 완화되고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6월에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에 모건스탠리는 “은행 대출 기준이 급격히 강화되고 있어 이번 인상으로 기준금리의 정점을 찍었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