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캐롤라이나주 공화·민주 여성 상원의원 5명 똘돌

"우린 모두 임신 경험자 엄마"
낙태권 폐지 법안 통과 저지

보수 성향이 짙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회 내 여성 상원의원 5명이 낙태권 수호를 위해 초당적으로 뭉쳤다고 뉴욕타임스(NYT)가 7일 보도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현재 임신 22주까지의 낙태를 합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들은 야당 공화당이 다수인 주의회가 낙태를 사실상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려 하자 거듭 저지에 나섰다.

스스로를 ‘상원의원 자매들(Sister Senators)’로 칭하는 5명은 공화당의 샌디 센, 카트리나 실리, 펜리 구스타프슨 의원, 집권 민주당의 마지 브라이트 매슈스 의원,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 상태인 미아 매클라우드 의원이다. 5명은 모두 임신 경험이 있으며 이것이 자신들의 낙태권 지지 결정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공개했다.

지난해 6월 미 연방대법원은 임신 24주까지의 낙태권을 보장한 1973년 ‘로 vs 웨이드’ 판결을 무효화했다. 이후 미 50개 주 중 19개 주가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따라 주법으로도 낙태를 금하거나 현재보다 어렵게 하는 법안을 속속 도입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회 또한 낙태권 폐기 법안을 통과시키려고 연거푸 시도했다. 이 시도는 번번이 이 5명에 의해 좌절됐다.

지난달 28일에도 이들은 착상 초기부터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찬성 22표, 반대 21표로 저지했다. 주 상원은 전체 46석이며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24석 이상이 필요하다.

특히 5명 중 3명의 공화당 의원은 ‘당론에 반하는 배신자’라는 공화당 남성 의원들의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5명 중 의정 경험이 가장 풍부한 실리 의원은 “낙태 결정은 임신한 여성, 그의 파트너, 의료진이 내려야 한다. 주의회 의원이 결정하는 게 아니다”라는 소신을 밝혔다. 구스타프슨 의원은 자신들은 ‘낙태 찬성론자’가 아니라 ‘생명 존중론자’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