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 주범 권도형

현지서 시간끌기, 송환 지지부진
38억 인출 정황…자금 은닉 우려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주범인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몬테네그로에서 보석으로 풀려나게 되면서 국내 송환이 더 늦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범죄수익 은닉 우려도 커졌다.

몬테네그로에서 검거돼 구금 상태로 재판을 받던 권 대표가 조만간 보석으로 풀려난다.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은 12일 권 대표와 한씨의 보석 청구를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권 대표 등은 여권 위조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며 40만 유로(약 5억8000만원)를 내걸고 보석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들의 재력에 비해 보석금이 턱없이 적고 도주 우려가 있다며 반대했지만 법원은 하루 만에 보석을 허가했다.

40만 유로의 보석금 지급이 확인되면 풀려나게될 권 대표는 동거녀 회사 소유의 아파트에서 지낼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과 미국 수사당국은 몬테네그로 정부에 권 대표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청구한 상태다. 

법조계는 권 대표가 보석으로 풀려난 이후에도 현지에서 재판을 받아야 하는 가운데 변호사들을 방패막이로 최대한 시간 끌기에 나설 공산이 크다고 본다.

권 대표 송환 일정이 미뤄지면서 그가 해외에서 범죄수익 추가 은닉을 시도할 우려도 커졌다. 몬테네그로 법원은 권 대표를 보석으로 풀어주는 조건에 통신과 서신 교환 금지, 접견 제한 조치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권 대표가 외부 통신망 등을 활용해 각종 자금을 인출하거나 은닉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셈이다. 실제 권 대표가 보석 신청 직전 가상화폐 이더리움과 루나 지갑에서 38억원 상당의 코인 300만여개를 현금화한 정황도 포착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