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인멸 정황 확인돼 수사중…증거인멸 교사도 같이 수사"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조다운 이도흔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돈을 받은 현역 국회의원 여럿을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18일 "돈봉투 수수자를 상대로 수사가 진행 중이고, 상당 부분 실체가 드러났다고 본다"며 "현역 의원들의 경우도 수수자 특정을 포함해 상당 부분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9천400만원의 돈봉투가 현역의원, 지역본부장, 지역상황실장 등 3개 그룹으로 나뉘어 전달된 것으로 보고 압수물 분석, 관련자 조사를 토대로 그룹별 수수자를 파악하고 있다. 현재 지역본부장 그룹에 대한 특정이 가장 진척됐다고 한다.

검찰은 돈봉투 살포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무소속 윤관석·이성만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자금 조달·전달의 구체적 경위와 함께 수수자들에 대해서도 확인할 계획이다.

윤 의원은 국회의원들에게 자금을 전달하는 과정에, 이 의원은 지역본부장에게 전달하는 과정에 각각 개입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앞서 구속된 핵심 피의자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의원들에게 전달된 돈봉투는 알지 못한다며 윤 의원을 책임자로 지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19일 이 의원을 조사한 뒤 윤 의원을 조사할 계획이다. 윤 의원에 대한 조사 일정은 다음주 초가 유력하다.

두 의원에 대한 조사가 끝난 뒤에는 돈봉투를 받은 민주당 국회의원들도 조사할 전망이다.

검찰은 9천400만원 외에도 송영길 전 대표의 외곽 후원조직 평화와 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 등을 통해 추가 자금이 뿌려졌을 가능성도 수사 중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달 29일 먹사연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일부 PC 하드디스크가 포맷·교체된 사실을 발견하고 먹사연 회계 담당 직원 박모씨 등 직원 2명을 증거인멸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컴퓨터를 정기 교체한 것'이라는 먹사연 주장에 대해 "증거인멸 정황이 확인돼 수사 중으로 단순 기기 교체였으면 수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증거인멸 부분을 포함해서 증거인멸 교사도 같이 수사가 이뤄진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윗선'에서 이들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했는지도 규명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관계자는 "(올해 3월) 송 전 대표가 파리에 있을 때 박씨가 갔던 것을 수사하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수사 상황에 따라 관련자들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도 거론된다.

검찰 관계자는 "27일까지 연장된 강씨의 구속 기간 내에 전모를 밝히기 위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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