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명물 '백조' 잡아먹은 10대 청소년들

뉴욕주 한 마을의 10대 청소년들이 명물로 여겨지는 암컷 백조를 오리로 착각하고 잡아먹는 일이 발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뉴욕 오논다가 카운티의 맨리어스시에서 지난달 27일 암컷 백조 '페이'와 새끼 백조 4마리가 사라졌다.

2010년 생물학자인 마이클 빈이 마을에 페이와 수컷 '매니'를 기증하면서 백조 부부는 지난 10여년 간 맨리어스 마을에서 살았다. 두 백조와 새끼 4마리로 꾸려진 이들 가족은 마을의 마스코트로 여겨졌다. 마을 로고·간판·배너에 백조 가족의 모습이 그려지고, 백조 그림을 새긴 모자와 티셔츠 등 굿즈도 제작될 만큼 인기가 많았다.

마을 주민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던 백조 가족 중 페이와 새끼들이 지난 주말부터 보이지 않자 경찰은 수사를 시작했다. 현재 미국 일부 주에서는 백조 사냥이 합법이지만, 뉴욕은 이를 금지하고 있다.

수사 결과 뉴욕 시러큐스 출신의 16~18세 청소년 3명이 지난 27일 오전 3시 경 연못에 있던 페이를 사냥해 죽인 후 집으로 가져가 친지들과 나눠 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백조가 '큰 오리'라고 생각했으며, 새끼들은 집에서 키우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새끼 백조 4마리는 이들 중 한 명의 자택과 일하던 가게 등에서 발견돼 구조된 상태다.

절도 등의 혐의로 체포된 3명 가운데 17세, 16세 는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별다른 처벌 없이 부모에게 인계됐고, 18세는 법적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경찰은 “음식이 부족해 그런 일을 벌인 게 아니고 큰 오리로 생각해 사냥하고 싶었던 것”이라면서도 "그들은  반성하는 태도도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홀로 남겨진 매니는 다른 곳으로 옮기되 새끼 백조들은 계속해서 마을 연못에 남겨둘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