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타주 7만명 재학 교육구 초·중학교 도서관서 퇴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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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친상간 매춘, 성폭행 담아” 민원 수용

유타주 내 한 교육구가 초등학교와 중학교 도서관에서 성경을 없애기로 했다.

영어 성경 가운데 가장 널리 읽혔고 대표적으로 알려진 킹 제임스 성경의 일부 구절에 음란하고 폭력적인 내용이 들어 있다는 민원 때문이다.

2일 AP통신에 따르면,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북쪽에 있는 데이비스 카운티 교육구는 최근 초등학교와 중학교 도서관의 도서 목록에서 성경을 제외했다. 다만 고등학교 서가에서는 성경을 그대로 두기로 했다.

이 교육구에는 약 7만2000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커뮤니티 소속 교사, 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교육구 위원회는 성경을 학교 도서관에서 없애야 한다는 한 학부모 민원을 접수한 뒤 퇴출 결정을 내렸다.

이번 결정은 교실에서 성과 폭력이 언급되는 것을 반대하는 보수 성향 학부모단체 ‘학부모연합’이 학교 이사회와 주의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지난해 12월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는 성경이 근친상간과 매춘, 성폭행을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학부모는 사실 학부모연합의 움직임에 반발해 가장 보수적인 성경에도 현대인의 관점으로 봤을 때 폭력적인 내용이 많다는 것을 풍자하려는 의도로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교육구가 이 학부모의 민원을 덜컥 받아들여 성경도 학교에서 퇴출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중서부의 유타주는 미국에서도 보수 성향이 매우 강한 지역으로 꼽힌다. 종교 역시 보수 성향이 강한 모르몬교 신자가 많다.

AP 통신은 이날 결정이 나온뒤 모르몬교 성서도 학교 서가 목록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민원이 이 교육구에 추가로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학교들이 성경을 서가 목록에서 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해 텍사스와 미주리주 일부 교육구에서 성경을 서가 목록에서 임시로 제외하기도 했다. 덧붙였다.

미국의 여러 주에서는 성적 소수자(LGBT) 권리와 인종 정체성 같은 논쟁적인 주제들에 대한 책을 학교에서 쫓아내는 일이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