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쓰레기 산’ 된 세계 최고봉…에베레스트 캠프 눈 대신 쓰레기 뒤덮혀

[네팔]

경쟁하듯 등반한 뒤 하산때 쓰레기 투척

등반업체 로고 잘라낸후 텐트 버리고 가

지난해 5~6월 두 달 쓰레기만 무려 33톤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가 등산인들이 버린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한 셰르파가 자신의 SNS에 올린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된 쓰레기로 가득 뒤덮힌 에베레스트 영상이 충격을 주고 있다.

에베레스트를 9차례 등반한 셰르파 밍마 텐지는 에베레스트 원정대가 마지막 캠프를 치는 ‘사우스콜’ 부근에 버려진 텐트와 침낭, 숟가락 등 각종 쓰레기가 사방에 뒤덮여 있는 모습을 SNS에 올렸다. 새하얀 설경 대신, ‘쓰레기 경치’만 펼쳐진 모습에 네티즌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전에도 에베레스트의 쓰레기 문제가 거론되긴 했지만 영상에 나온 황당 풍경에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텐지는 “에베레스트 등반 과정에서 수많은 텐트와 산소통, 그릇, 숟가락, 위생 패드 등 사람들이 쓴 수많은 쓰레기를 봤다”며 “심지어 등반 업체가 (자신들의)로고를 자르고 텐트를 버리는 것도 봐서 매번 너무 슬프다”고 적었다.

그는 “산을 치우는 캠페인을 수년 전부터 진행했지만 매번 등반대가 쓰레기를 버리기 때문에 헛수고가 되고 있다”며 산에 쓰레기를 버리는 이들을 처벌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하고 싶다”고 밝혔다.

에베레스트를 관리하는 네팔 정부는 2014년부터 등반팀에게 보증금 4천달러를 받은 뒤 1인당 쓰레기를 8kg 이상을 가지고 내려오면 환급해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환급률은 절반 이하로 알려졌다. 네팔군이 에베레스트와 로체 등에서 수거한 쓰레기만 2019년엔 11t, 2020년엔 27.6t이고, 지난해 5~6월 두 달 동안 치운 쓰레기만 33t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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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사망자 벌써 17명, 역대급

기후변화 주원인

정상 등반 70년을 맞은 올해 에베레스트에서 사망자가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네팔 당국에 따르면 올해 봄철 등반 시즌에 에베레스트 원정에 나선 산악인 가운데 17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기존 연간 최다 사망자 기록인 2014년의 17명과 이미 맞먹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날씨 변덕이 심해진 것이 사망자가 늘어난 주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빠르게 녹으면서 발생하는 눈사태 등이 사고를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