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3초 만에 뚝딱'난공불락 1위 중국계 누르고 세계 신기록   

[금요화제]

맥스 박 군, '3X3X3 큐브'대회서 챔피언 등극
4X4X4, 5X5X5, 6X6X6, 7X7X7 이어 다시 쾌거 

"어렸을 때 물병 조차 제대로 열 수없었던 아이"
세계 큐브계 아이콘…자폐아들에게 꿈과 희망

자폐증을 앓고 있는 20대 한인 청년이 큐빅 맞추기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기네스월드레코드 측은 남가주 세리토스 출신의 맥스 박(21)군이 지난 12일 롱비치에서 열린 '2023년 프라이드 대회' 3X3X3 큐브 부문에서 세계 신기록을 수립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박 군은 단 3.13초 만에 큐브를 맞춰 중국인 두우생이 4년 이상 보유하고 있던 3.47초 기록을 깨뜨리고 챔피언 자리에 올라섰다. 이날 대회 현장에선 점수판에 박 군의 기록이 3.13초로 찍히자 그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은 큰 함성을 지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로써 박 군은 4×4×4 큐브, 5×5×5 큐브, 6×6×6 큐브, 7×7×7 큐브에 이어 또하나의 세계 1위 자리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지난 2016년 큐브 대회에 혜성처럼 등장해 이제는 세계 큐브 계를 호령하는 1인자가 됐지만 사실 박 군은 2살 때 중증 자폐증 진단을 받은 자폐 청년이다. 

평생 돌봄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은 박 군 부모가 자폐증 증세를 완화시키고 정서 발달에 도움을 준다는 큐브를 가르치게 된 것이 '큐브 왕'의 시작이었다.

이후 박 군은 큐브에 엄청난 재능을 보였고 결국 각종 큐브 기록을 갈아치우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2017년 월드챔피언십 대회에서 박 군은 오랜 시간 세계 큐브계를 지배해 온 호주 출신의 챔피언 펠릭스 젬덱스를 따돌리고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같은 그의 사연이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스피드 큐브의 천재들'(2020)에 그대로 담겨있다.

박 군의 어머니  미키 씨는 "아들이 아주 어렸을 때 자폐로 인한 부기 증상으로 물병도 열 수 없을 정도였다"며  "미세 운동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지속적으로 찾아왔는데 큐브가 해답이었다"고 말했다. 큐브는 취미보다는 치료의 일환으로 시작했는데 큐브를 하면서 증상 호전은 물론 사회성 발달에까지 큰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미키 씨는 "아들이 큐브를 잘하는 것은 사실 중요하지도 않았으며 대회에 나서는 것은 보너스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부분의 부모들이 A학점을 받아오는 아이들을 자랑스러워 하는데 우리 아이가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표현조차 하지 못하겠다"면서 "상을 받으면서 악수하는 법과 같은 중요한 과제도 배웠다"고 덧붙였다. 

박 군은 미국 큐빅 홍보대사로 활동중이다. 

한 관계자는 "큐빅의 전설이 된 박 군은 규빅 뿐만 아니라 자폐아 커뮤니티에도 매우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