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단 하루라도 노숙 경험자 무려 58만명 

[뉴스분석]

세입자 임시 보호 장치 만료, 다시 거리로
집값·임대료 상승, 이민자 증가등도 원인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일시 도입된 세입자 보호정책이 사라지면서 미국내 노숙자가 급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 전국 각 지역에서 노숙자 숫자를 집계하는 150개 기관 및 단체의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이들 가운데 100개가 넘는 곳에서 올해 초에 지난해보다 노숙자가 늘었다고 보고했다. 시카고와 마이애미, 보스턴, 피닉스 등 주요 도심 지역의 증가폭이 비교적 더 컸다.

신문은 지난해 가장 노숙자가 많았던 100개 지역 중 67곳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67곳 중 48곳에서 올해 역시 노숙자가 증가했다고 전했다.

48곳에서는 미 주택도시개발부(HUD) 지난해 통계와 비교해 총 9%의 노숙자가 증가했고, 2020년 대비로는 13%가 늘어났다.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의 경우 지난 1월 25일 조사 결과 2337명의 노숙자가 확인됐으며 이는 전년보다 22% 늘어난 숫자였다.

HUD에 따르면 지난해 단 하루라도 노숙을 경험해본 사람은 전국적으로 약 58만 2천 500명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만일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미국은 수년래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노숙자가 늘어나는 첫 번째 이유는 세입자 보호정책이 끝났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의 주정부들은 팬데믹으로 사회적 격리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생업을 할 수 없는 시민들을 위해 임시 보호조치를 도입했다. 이들은 질병과 관련된 비상사태가 유지되는 동안 집주인이 팬데믹에 따른 임대료 부채로 세입자를 쫓아내지 못하도록 막았으나 비상사태 해제와 함게 보호조치도 같이 풀고 있다.

주택 공급 부족과 임대료 상승 역시 노숙자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남가주에선 샌디에고 카운티의 경우 노숙자가 총 1만 264명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22%나 증가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민자들이 노숙자로 전락하고 있다. 시카고에서는 노숙자쉼터에 있는 약 2200명의 이민자들을 노숙자라고 보고했다. 이는 전년 대비 58% 늘어난 수준이다.

HUD는 현재 각 기관의 예비조사 자료를 모으고 있으며, 올해 말 종합적인 통계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가장 많은 노숙자 수를 기록한 뉴욕시와 LA카운티에서는 올해 조사가 진행되지 않았으며 해당 지역의 결과에 따라 전체 노숙자 숫자가 달라질 전망이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말 노숙자 관련 '로드맵'을 공개하고 오는 2025년까지 노숙자 수를 25% 줄이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