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난해 7500명 사망 41년만에 사상 최고…가주, 인구 10만명당 4.4명 전국서 최다

올해부터 ‘무단횡단 합법화’ 사망자 늘듯

차량크기?중량 늘어 SUV 피해자 많아져

미 전국에서 2022년에 교통사고로 숨진 보행자 수가 7500명을 넘어 1981년의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주별로 보면 캘리포니아주 보행자 사망자가 가장 많았다.

미국 주지사 고속도로 안전협회(GHSA)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보행자가 차에 치여 숨진 케이스는 총 7508명으로 41년만에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AP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보행자 사망자는 2010년에서 2021년 사이에 가장 충격적인 77% 증가를 기록했다. 다른 모든 종류의 교통사고 사망자와 비교해도 25%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 처럼 보행자 사망률이 높아진 것에는 차량의 크기가 더 커지고 중량도 더 무거워진 탓이 크다. 특히 SUV차량에 치여 숨진 보행자 수는 2012년 이후 120%나 증가해 일반 승용차에 치여 숨진 사람의 증가율 26%보다도 훨씬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캘리포니아주가 2022년 보행자 사망자가 11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인구 10만 명당 4.40명의 보행자가 숨진 셈이다.

조나선 앳킨스 GHSA사무총장은 " 매일 전국에서 20명이 집을 나간 뒤 길에서 차에 차에 치어 사망, 돌아오지 않고 있다”며 “그런 죽음은 우리가 막을 수 있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도시 구조물의 설계 개선, 차량 속도의 절감, 보행자들에게 특히 위험한 운전자들의 대표적인 악습관들을 척결해 나가야 걸어다니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지금의 참혹한 상황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캘리포니아주는 올해부터 횡단보도가 아닌 곳에서 도로를 건너도 보행자를 처벌하지 않는 ‘무단 횡단 자유화’ 법안을 시행, 보행자 사망자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개빈 뉴섬 주지사의 서명으로 2023년부터 새로 시행된 이 법안에 따르면 보행자들은 지정된 횡단보도를 벗어나거나 심지어 빨간 불일 때 도로를 건너더라도 더 이상 벌금을 내지 않게 된다.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들은 도로 안전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에만 경찰이 단속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