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한국이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변화로 겪는 사회 문제가 외신에서 연일 거론됐다.

로이터통신은 6일 '저출산으로 한국의 의사들은 소아과에서 도망가고 있다'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한국의 소아과 의사 부족 문제를 조명했다.

로이터는 "한국에선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저출산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소아과 의사가 부족해졌으며, 이에 따라 병원들이 소아과 의사를 채울 수 없고 어린이 건강도 위협받고 있다"고 전했다.

작년 기준으로 서울의 소아과 의원과 병원 수는 456개로 최근 5년간 12.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정신과는 76.8%, 마취과는 41.2% 각각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이와 같이 소아과가 현저히 줄어든 것은 한국의 저조한 출산율 때문이라고 로이터는 지목했다.

작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78까지 떨어졌다.

이와 함께 보험 시스템이 변화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소아과 의사의 보수가 줄어들어 의사들이 미래가 없어 보이는 소아과 현장을 기피하게 된다고 로이터는 7명의 소아과 의사들을 인용해 전했다.

로이터는 소아과 병원이 부족해지면서 부모들은 아픈 아이들의 치료를 위해 병원에서 긴 줄을 서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외곽의 한 소아과 병원에 3살 아들을 데리고 온 이보미(35)씨는 로이터에 "2주일을 기다려야 했다"며 "너무 겁이 났다.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고려대 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의 송대진 교수는 인력 부족 때문에 응급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게 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지난 5월 5세 소년이 호흡기 감염으로 병원을 찾았으나 병상 부족으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숨진 사건이 발생했고 이에 대해 한국 사회에서 큰 논란이 일었다고 전했다.

전날 미국 CNN 방송은 한국에서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어린이집은 줄어들고 노인시설은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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