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국인 유학생 12만명, 2017년 비교 48% 급감…미국 유학은 2년만에 24% 줄어

[뉴스분석]

유학 끝내고 가도 취업난, 희소 가치 떨어져
원화 약세 생활비 부담 '기러기 부모'꺼려

미국 등 해외로 나가는 한국 유학생 숫자가 최근 5년 내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유학파들에 대한 국내 기업 수요가 예전만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최근 한국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의 유학생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 해외유학생은 총 12만4320명으로 집계됐다. 5년 전인 2017년(23만9824명)보다 절반 가까이(48.1%) 감소한 것이다. 

미국의 경우 최근 총기 테러, 마약 등 범죄 우려로 한인 유학생 숫자가 코로나19가 진정된 이후에도 계속 줄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으로 건너간 한국인 유학생은 2020년 5만2250명에서 2022년 3만9491명으로 24.4% 감소했다.

유학생 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국가는 중국이다. 한중관계 악화 영향 등으로 중국으로 건너간 유학생이 크게 감소한 탓이다. 중국 내 한국인 유학생은 2020년 4만7146명에서 2022년 1만6968명으로 약 64%나 급감했다. 2016년 사드 보복,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등 일련의 사태로 중국의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가 부각되면서 예전과 달리 학생들 선호도가 많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경색돼 있던 한일관계가 누그러지면서 일본 유학생 수는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작았다. 일본으로 건너간 한국인 유학생 비중은 2020년 1만8338명에서 지난해 1만4247명으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해외 유학을 통해 취득한 학석사 학위가 국내 기업에서 예전에 비해 큰 매력으로 작용하지 않는 것이 유학생 감소의 주된 이유로 꼽고 있다. 또한 국내 젊은 세대의 외국어 실력이 전반적으로 향상되면서 언어 능력에 대한 희소성도 많이 감소한 것도 이유중 하나다.

과거에는 유학을 경험한 사람들 숫자 자체가 적어 국내에서 돋보인 것이 사실이지만, 요즘에는 유학뿐 아니라 다양한 해외 경험을 한 청년층이 늘면서 '유학=경쟁력'이라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분석도 없지않다.

또한 원화 약세에 따라 상대적으로 학비와 생활비 부담이 커진 것도 '기러기 부모'를 꺼리는 요인이다.

이에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외국 대학들의 적극적인 유치로 한국인 유학생 수가 올해부터 조금씩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를 내놓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한국은 유학생 숫자가 중국, 인도 등에 이어 매우 높은 주요 국가이기 때문에 리쿠르팅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