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탁 윌리엄앤드메리대 교수, 연합뉴스 인터뷰서 주장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상온에서도 초전도 현상을 보인다고 주장해 화제가 된 신물질 'LK-99' 개발 연구에 참여한 김현탁 미국 윌리엄앤드메리대학교 연구교수는 3일 "LK-99는 초전도 현상으로밖에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데이터 등을 봤을 때 이미 검증이 끝났다고 본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지난해까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일한 김 교수는 2005년 구조 변화 없이 부도체가 도체로, 도체가 부도체로 바뀌는, 그동안 이론으로만 존재했던 '금속-절연체 전이(MIT)' 현상을 처음 실험적으로 관측해 주목받은 과학자다.

2021년에는 상온 초전도 현상을 설명하고자 특정 온도와 압력 조건에 따라 물질 초전도 현상이 일어나는 임계온도가 달라지는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을 제안해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지난 4월 퀀텀에너지연구소가 국내 학술지 '한국결정성장학회지'에 낸 논문 데이터를 보고 초전도 현상이 맞는다고 봤다며, 자신의 연구 영역과 겹치는 연구였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금속-절연체 전이를 다르게 표현하면 '절연체 혹은 초전도(Gap)'-금속(Nogap) 전이라고 한다"며 "(LK-99는)구리가 도핑되기 전 단계의 절연체에서 구리가 도핑돼 절연체-금속 전이가 일어나고 다시 금속-초전도 전이가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선 논문에서는 저자로 등재되지 않았지만, 지난달 22일 퀀텀에너지연구소가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에 공개한 논문에는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아카이브는 동료 평가 등 학계 검증을 아직 받지 않은 논문을 누구나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이다.

그는 이번 논문에 담은 LK-99의 반자성 데이터가 흑연(그래파이트)보다 훨씬 크게 나온다며 "초전도 현상으로 설명하지 않으면 설명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자신은 검증이 끝났다고 본다면서도 국내외 그룹들이 물질을 연구하는 상황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놔두면 그대로 갈 것으로 생각하고, 해외 그룹도 연구하려고 무척 노력 중"이라며 자신은 이 물질에 대한 검증연구 대신 신물질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년 열리는 미국물리학회에서 관련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 교수를 비롯한 퀀텀에너지연구소 연구진은 상온과 대기압 조건에서 LK-99가 초전도 현상을 보인다고 주장한 논문을 공개해 국내외 학계에서 이 물질의 진위를 둘러싸고 논란과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세계 각국 연구자들은 물질 검증을 시작했고, 국내 초전도 분야 대표 학술단체인 한국초전도저온학회도 재현 연구를 진행 중이다.

초전도저온학회는 현재까지 논문에서 발표한 데이터를 토대로 판단할 때 이 물질이 상온 초전도체라고는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히며, 퀀텀에너지연구소에서 샘플을 제공하면 검증위원회에서 이를 교차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초전도저온학회는 한국초전도학회와 한국초전도저온공학회가 2019년 통합한 단체로, 300여 명이 활동 중이다.

shj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