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측 2~4주 후 샘플 제공하겠다 했지만 이후 연락 없어"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우리나라 연구팀이 상온·상압 초전도체라고 주장한 물질 'LK-99' 검증에 나선 한국초전도저온학회 LK-99 검증위원회가 이르면 2주 내로 샘플을 제작하고 이후 1주일 내로 교차측정까지 마칠 수 있다고 밝혔다.

검증위는 11일 서면브리핑에서 "수급이 문제가 됐던 황산납이 다음 주 초 확보돼 대략 2주 정도면 재현 시료(샘플)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샘플이 확보되면 정해진 절차에 따라 검증하고 결과가 나오는 대로 신속하게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학회는 지난주 검증위를 꾸리고 LK-99를 다른 연구실에서 제작해 측정하는 것과 LK-99를 제작한 퀀텀에너지연구소 측으로부터 샘플을 제공받아 이를 측정하는 검증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검증위는 LK-99 재료 중 하나인 황산납은 당초 수급에 2주 이상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지만, 이번에 재료 확보가 가능해지면서 대략 2주 정도면 재현 물질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검증위에 따르면 재현 그룹에 3개 대학 연구실이 추가로 참여해 총 6개 연구실이 물질 재현에 나서고, 경희대도 측정에 추가로 참여하기로 했다.

다만 퀀텀에너지연구소는 처음에 2~4주 후 샘플을 제공하겠다는 연락을 준 이후 다른 연락이 없었다고 검증위는 설명했다.

검증위는 초전도성 검증을 위해 전기저항 특성, 자기 특성, 상전이 특성, 외부 자기장 반응성, 성분 및 구조 분석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증 절차는 준비된 샘플의 상태와 수량에 따라 실험 종류와 순서, 실험을 수행할 복수의 측정그룹을 검증위에서 정하고, 3자 입회 여부 등을 정해 측정과 분석을 진행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특성 측정에는 7~10일, 분석에는 3~5일 정도 걸릴 것으로 검증위는 전망했다.

검증위는 최근 LK-99 연구에 참여한 김현탁 미국 윌리엄앤메리대 연구교수가 검증 과정에 반발한 데 대해 "학회와 검증위가 과학적 사실 검증 권한을 부여받은 것은 아니므로 연구자 동의 없이 이를 행사할 수 없다"며 "과학적 발견에 대해 연구자가 검증위에서 제공하는 교차검증 절차를 수용할지는 해당 연구자가 판단할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검증위는 최근 해외에서 발표된 LK-99가 초전도체인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연구 결과들에 관해서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과학원 물리연구소가 진행한 연구에서는 LK-99에 구리황화물 불순물이 포함돼 있는데, 이 물질은 섭씨 112도에서 저항이 1000분의 1로 줄어들고 약한 강자성 특성을 나타낸다며 LK-99를 초전도체라고 본 것이 이를 오인할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이 담겼다.

검증위는 "전체적으로 LK-99의 상온 초전도성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라면서도 "검증위는 교차측정 및 재현실험이 완료될 때까지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shj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