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산불 참사]

O…이번 산불 참사가 미국에서 발생한 산불 중 100여년 만에 최악의 인명 피해를 낸 가운데 정부의 미숙한 재난 대비는 물론 느린 구호 조치에 불만을 제기하는 주민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3일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주민들은 발로 뛰며 개인 재산을 소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피해자들은 "반면 세금을 받는 정부의 대응은 놀라울 정도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라며 "그들이 무얼 하고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라고 비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하와이를 연방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신속한 복구 지원을 약속했지만, 구호 물품 도착까진 시일이 걸리다보니 현지에선 지원의 손길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화재 경보 먹통"  80개 사이렌 벙어리

O…마우이 현지에서는 관계 당국이 산불 대응 과정에서 경보 사이렌을 울리지 않으면서 당국의 대응 미숙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진 상태다.
하와이주는 쓰나미 등 갑작스러운 자연재해에 대비해 마우이섬 내 80개를 포함해 주 전역에 약 400개의 옥외 사이렌 경보기를 갖추고 있지만, 이번 산불에서는 한 곳도 경보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CNN은 하와이 당국자들이 산불 위험을 과소평가해왔다는 사실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다. 하와이 당국자들이 산불 대응에 대한 자원 부족을 인정하면서도 산불 위험은 과소평가했다는 것이다. 

사망자 신원 파악 고충  "안치할 곳도 없다"

O…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12일 브리핑에서 "강한 불길에 희생된 피해자들의 신원을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워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시신이 수습된 사망자들과 연락이 닿지 않는 실종자 가족 전원의 유전자를 대조하는 검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NBC뉴스는 “마우이엔 병원이 한 곳, 영안실이 세 곳밖에 없다. 계속 늘어나는 사망자를 어디에 어떻게 안치해야 하는지 조차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존 펠르티에 마우이 경찰국장은 앞으로 사망자가 얼마나 늘어날지에 대해 “아무도 그 규모를 알지 못한다”며 “영향을 받은 지역의 3%만 수색을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마우이 전체 인구는 16만여 명이며 피해가 가장 큰 서부 해안 라하이나 지역엔 1만2000여 명이 거주하고 있었다. 여기에 당시 마우이에 머물고 있던 방문객도 적지 않다고 추정돼 정확한 피해자 규모가 집계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