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올들어 6개월째 전년대비 100% 이상
초인플레에 정치불안 겹쳐 경제 마비

“상점 진열대에서 가격표가 아예 사라졌다. 일부 물건은 판매가 중단됐다.”
15일 아르헨티나 언론 인포바에가 전한 현지의 초(超)인플레이션 상황이다. 

아르헨티나 국립통계청은 지난 7월 월간 아르헨티나 물가상승률이 전월 대비 6.3%, 전년 동월 대비 113.4%를 각각 기록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소비자물가는 올 2월부터 이달까지 6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100% 이상 상승했다. 

하지만, 벌써 8월 물가상승률은 이보다 더 가팔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전날 아르헨티나 경제부가 공식 달러 환율을 무려 22.45% 올리고(페소화 평가절하),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하루 사이에 21% 포인트 인상한 뒤 물건가격이 급격히 오르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치러진 대선 예비선거(PASO)에서 달러화(Dollarization)를 주장하고 있는 하비에르 밀레이 대선 후보가 30%를 득표하여 1위를 차지하자, 아르헨티나 정부가 시장의 동요를 막기 위해 선택한 초강수이지만, 오히려 물가 상승을 자극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환율 조정 이후 수입품 상점은 일제히 평균 30% 정도 가격을 인상했고, 환율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제품들도 줄줄이 가격이 오르고 있다.
고공행진하는 물가 때문에 자고 일어나면 물건 가격이 오르니 가격표가 무의미해졌다. 적지 않은 상점 주인은 정찰제를 폐기하고 칠판, 종이 등에 매일 새 가격을 적고 있다.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전자기기 판매점에서는 진열됐던 TV가 모두 사라졌다. 
나탈리아 그린만 상공회의소 회장은 “판매자는 가격을 책정할 수 없어 물건을 진열하지 않고, 소비자는 돈이 없어 물건을 살 수 없다”면서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으로 많은 사업이 마비됐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에선 ‘오늘이 가장 싸다’라는 말이 일상어다. 좌파 정권의 무상복지와 경제 실책에 따른 고삐 풀린 물가로 시름해 온 아르헨티나가 10월 대선을 앞두고 극우 성향 후보의 급부상으로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며 그야말로 대혼돈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