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규명·교원보호 요구…'공교육 정상화 시작' 선포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최윤선 기자 =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49재인 4일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1만명 넘는 교사들이 모여 고인을 추모하고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지난 7월 서이초 교사에 이어 최근 나흘간 경기·전북에서 교사 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알려지며 추모 분위기가 고조됐다.

추모집회는 '한마음으로 함께하는 모두'라는 이름의 교사 모임이 주최했다. 서이초 교사 사망 이후 교사들이 평일에 집회를 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의 집단행동 자제 촉구에도 집회 시작 시각인 오후 4시30분 약 1만5천명(주최 측 추산)이 검은 옷을 입고 국회 앞에 모였다. 주최 측은 교사와 시민 등 2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최 측은 '이제 우리가 지키겠습니다', '우리가 바꾸겠습니다' 등 구호를 내걸고 ▲ 교사 사망 진상규명 ▲ 교원보호 합의안 의결 ▲ 안전하고 존중받는 교육환경 조성을 요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더 이상 교사를 죽이지 말라. 이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하루빨리 규명할 것을 촉구한다"며 "법이 바뀌지 않으면 학교가 바뀌지 않고 학교가 바뀌지 않으면 대한민국에 미래는 없다"고 주장했다.

교사들은 교육부가 교사를 보호할 책임을 다하지 않고 고통을 방관해왔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수많은 교사가 민원과 고소의 위협으로 무너져 갈 때 교육부는 어디에 있었느냐"며 "교육부는 징계 협박을 당장 철회하고 본분에 맞게 교사들을 보호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어떤 교사도 홀로 죽음을 택하지 않도록 우리가 지키고 바꾸겠다"며 "대한민국 교사의 이름으로 오늘을 공교육 정상화 시작의 날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서는 숨진 서이초 교사의 어머니가 쓴 편지를 주최 측이 대독했다.

유족은 편지에서 "네 빈자리를 받아들이는 것조차 힘들지만 그럼에도 진실을 찾는 데 노력하겠다"며 "그것만이 전국의 선생님들이 너에게 보내준 추모 화환에 보답하는 길이고 교사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희망의 불씨이자 작은 위로가 될 것"이라고 했다.

jan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