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는 견디지만 함께 터지면 폭탄"

[경제진단]

WSJ "고금리로 경제 냉각기에 살얼음"

사상 최초의 자동차 노조 동시 파업과 연방 정부의 셧다운 우려, 그리고 학자금 대출 상환 재개 및 100달러를 넘보는 고유가까지…
올해 놀라울 정도의 성장세를 보이는 미국 경제가 이 중에 하나의 충격은 견뎌낼 수 있겠지만, 이들 4대 악재가 동시에 터지면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보도했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미국 경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2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린 상황에서도 소비 증가와 낮은 실업률 덕분에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4대 악재의 살얼음 위를 걷고 있다.

▣파업
전미자동차노조(UAW)의 포드와 스텔란티스, 제너럴모터스(GM) 등 3대 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파업이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광범위한 공장 가동 중단이 지속되면 매주 경제성장률이 연율 0.05~0.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업이 자동차 생산량을 줄이고 차량 가격을 상승시키며, 자동차 부품업체 근로자들에 대한 해고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UAW 조합원 약 1만3천 명은 지난 15일부터 디트로이트 완성차 조립공장 3곳에서 파업에 들어갔다.

▣셧다운
또다른 복병은 연방 정부 업무의 일시적 중단(셧다운) 우려다. 의회는 이달 말까지 예산안을 처리해야 하는데, 내달 1일 전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필수 인원을 제외한 정부 노동자 약 80만 명이 강제 무급휴가에 들어가게 된다. 2018년 5주간의 셧다운이 발생했을 때 약 30만 명이 휴가에 들어갔고, 그해 4분기와 다음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각각 0.1%, 0.2% 줄었다.

▣학자금
다음 달 1일부터 연방 학자금 대출 상환이 재개되는 것도 미 경제에 부담 요인이다. 코로나19 당시 교육부가 상환을 일시 중단한 이후 많은 대출자가 상환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따라 앞으로 1년간 미국인들의 주머니에서 1천억 달러를 빼내갈 수있으며 이만큼의 자금이 다른 곳에 소비될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고유가
에너지 비용 상승도 걱정이다. 올해 여름 70달러대였던 브렌트유 가격은 최근 공급 부족 우려로 며칠간 90달러대로 급증하며 심리적 저항선인 100달러마저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가가 견인하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은 연준이 더 오랫동안 고금리를 유지하도록 압박을 가할 수 있다.
WSJ은 "(4대 악재 가운데) 각각은 지나치게 큰 피해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동시에, 특히 고금리로 이미 경제가 냉각되고 있을 때 더 큰 피해를 낳을 수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