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 방탄 벽, 창문은 방탄 필름, 방탄 책가방…

[뉴스분석]

올해들어서만 교내 총기난사 53건
각종 안전장치 마련 노력에도 불안

최근 몇 년 사이 미국 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잇따르면서 불안감이 커진 학교들과 학부모들이 스스로 대비책을 마련하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CNN 방송이 최근 보도했다.
CNN은 달라진 미국의 교실 풍경을 특집 기사로 조명하면서 "총기 폭력은 교실 안팎의 일상을 변화시켰으며, 더 많은 시간과 자원이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데 투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CNN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9일까지 미국의 초·중·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은 최소 37건으로 보고됐다. 대학 캠퍼스에서 벌어진 최소 16건의 총격 사건을 더하면 총 53건에 달한다.
교직원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계속 커지자 앨라배마주의 한 학교는 2개 교실에 시범적으로 방탄 화이트보드를 설치했다.

바닥에서 천장까지 꽉 채우는 이 화이트보드는 두 개의 패널로 이어져 있으며 중간 모서리에 부착된 고리를 당기면 안쪽에 사각 공간을 만들어낸다. 패널 안쪽에는 잠금장치도 있다. 교내에서 총격이 벌어질 경우 화이트보드를 방탄 룸으로 만들어 교사와 학생들이 그 안에 숨을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이 장치를 개발한 회사 KT 시큐리티 솔루션은 "이 제품이 실제로 사용되는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학교가 어린이와 교사들에게 보호막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7년 1월 총격 사건이 벌어진 오하이오주 웨스트 리버티-세일럼 고등학교는 당시 약 400명의 학생이 교실 창문을 통해 탈출했던 경험을 토대로 모든 창문의 방충망을 제거하고 내부에서 열 수 있는 손잡이가 달린 비상문 형태로 개조했다. 또 교육구 당국은 관할 학교 전체의 교실 창문에 방탄 필름도 설치했다.
크레이그 히송 교육감은 "누군가 교실 밖에서 창문을 향해 총을 쏴도 창문이 깨지지 않을 것"이라며 "(총격범을) 영원히 막을 수는 없지만 2분 정도면 경찰이 도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폴리에틸렌 섬유로 만들어진 방탄 책가방이 인기를 끌고 있다.

아울러 최근 학교들은 출입문 잠금장치를 보강하고, 학부모를 포함해 방문자 신원 확인도 더욱 철저히 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가 총기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는다.
총기 소지 권리 옹호자들은 학교 총격 사건에 대비하기 위해 교사에게 무기를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해 왔지만 54%가 "교사의 교내 총기 소지가 안전에 도움되지 않을 것"이라며 반대 의견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