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진 국제정세 속 누가 시상할지 시선집중…러시아 야권 지도자 나발니도 거론

2023년 노벨상 시즌 개막

세계인권선언 75주년 맞아 中 활동가 등도 물망
노벨상 상금 19억4천만원, 전년 대비 10% 증액

지구촌에 드리운 전쟁과 질병의 먹구름 속에서도 한줄기 인류 행복과 안녕을 찾는 데 기여한 공로를 기리는 노벨상 시즌이 개막한다.
1일 노벨위원회에 따르면 2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3일 물리학상, 4일 화학상, 5일 문학상, 6일 평화상, 9일 경제학상 수상자가 발표된다.
올해는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얼룩진 국제정세 속에 노벨평화상이 누구에게 돌아갈지에 관심이 쏠린다.

노벨위원회는 후보 명단조차 공개하지 않는 '극비리' 심사를 고수하는 데다 예상을 깨는 깜짝 수상자를 종종 내놓기도 한다는 점에서 유력 후보를 꼽기는 어렵다.
다만 노벨위원회가 지난 1월 평화상 후보를 추천받았는데, 당시 이름이 올라간 인사를 중심으로 하마평이 무성한 상황이다.
노벨위원회는 추천받은 명단을 비공개로 하지만, 추천인 측에서 누구를 추천했는지 공개하는 것은 가능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평화상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아직 전쟁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수상 가능성을 낮게 보는 전문가들이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철권통치에 맞선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도 평화상 후보로 거론되지만, 수상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2021년과 2022년 연속 러시아 반체제 인사에게 평화상이 돌아갔기 때문이다.

중국 소수민족 위구르족 활동가 일함 토흐티, 이란 당국의 여성 억압에 맞선 인권 활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에 저항해온 활동가이자 언론인인 마흐부바 세라즈 등도 평화상 후보로 꼽힌다.
오슬로평화연구소 헨릭 우르달 소장은 올해가 세계인권선언 75주년을 맞는다는 점에서 노벨위원회가 평화에 기여한 활동가를 조명할 가능성이 있다며 토흐티를 포함한 중국 내 활동가가 중국의 권위주의 흐름에 주의를 환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받는' 이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2010년 인권운동가 류샤오보에게 평화상이 돌아가자 노르웨이와 6년 동안 외교를 단절한 바 있다.
역대 노벨상 수상자의 대부분이 백인 남성이라는 점에서 올해 여성 수상자가 얼마나 나올지도 관심거리다.
AP통신에 따르면 지금까지 노벨상을 받은 여성은 60명이고 이 가운데 물리학상 수상자가 4명, 경제학상 수상자가 2명에 불과하다.

한편 스웨덴에서 열리는 시상식(평화상 제외)에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러시아와 벨라루스, 이란 대사는 초청되지 않을 예정이다. 다만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평화상 시상식에는 각국의 모든 대사가 작년과 마찬가지로 초대된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들에게는 분야별로 1천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3억4천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이는 전년도(1천만 스웨덴 크로나)보다 10%가량 증액된 것이다. 시상식은 공식 홈페이지(nobelprize.org)와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