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애인이 올린 사진 발칵
여당 수석 장관 정치인 경질

[아르헨티나]

"연 물가상승률이 124%가 넘고, 국민의 40%가 빈곤하다는 통계가 발표된 지 얼마 안되었는데, 정치인이 하루에 1만1천달러(1천500만원) 초호화 요트를 타고 유럽 여행 중이라니 분노를 느낀다"
대선과 총선 본선거를 불과 3주 앞둔 아르헨티나에서 지난 주말 상상치 못한 정치 스캔들이 터져 여당이 곤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모델이자 속옷 사업가로 알려진 소피아 클레리치가 자신의 SNS에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바캉스를 즐기고 있다고 올린 호화요트 사진 한 장이었다.
클레리치가 올린 호화 요트 사진에 등을 돌린 채 얼굴이 보이지 않는 남성이 보이는데, 그녀가 태그한 사람이 바로 아르헨티나의 유명 정치인 마르틴 인사우랄데이기 때문이다. 인사우랄데는 부에노스아이레스주 수석장관이며 여당의 부에노스아이레스주 선거 총괄책임자다.

하지만 그는 단순 정무직 공무원이 아닌 로마데사모라 시장(휴직)이며, 여당인 페론당이 텃밭인 부에노스아이레스주를 수성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배치한 인물로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그가 작년 공직자 재산 신고 때 고작 60만 페소(당시 가치로 500만원 미만)만을 신고했다는 소식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논란은 가중되었다.

또한, 두 달 전에 이혼했다고 알려진 그가 전 부인에게 위자료로 2천만 달러(271억원)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는 루머가 언론에 실리면서 평생 정치인으로 살아온 그가 부정 축재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논란이 가중되자, 하루 만에 그는 사표를 제출했고 즉각 처리됐다. 사실상 대선을 앞두고 여당 지도부가 그를 경질한 것으로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사건 초기 "정치인은 바캉스도 못 가냐", "너희들이 이상한 거다"라며 오히려 네티즌들을 공격하던 클레리치는 인사우랄데가 경질된 후 호화요트는 친구의 요트이고 혼자 여행했으며 각종 명품은 자신이 구입한 것이라고 변명하는 글을 올렸지만, 야당은 인사우랄데를 부정 축재 의혹으로 고발하고 조사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