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지지 나서달라" 촉구…반이스라엘·반미 시위 격화 우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20일(현지시간) 전 세계에 이스라엘 등에 항의하는 총동원령을 내렸다.

최근 가자지구 병원 폭발 참사 이후 들불처럼 번진 세계 곳곳의 반이스라엘·반미 시위가 한층 더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는 전 세계 아랍인들과 무슬림에게 이날 총동원령을 내리고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고 이스라엘 현지 일간지 예루살렘포스트가 전했다.

하니예는 주변 국가에 사는 지지자들에게도 이스라엘 국경을 향해 행진해달라고 당부했다.

알자지라 방송도 이날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주민들과 아랍과 이슬람, 전 세계 자유 시민들에게 촉구한다"며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주민 추방에 반대하는 시위에 나서달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지난 17일 수백명의 민간인이 희생된 가자지구 알아흘리 병원 폭발 참사 이후 이미 중동, 북아프리카 등 아랍·이슬람권을 중심으로 하마스의 기습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가자지구를 무차별 공습하는 이스라엘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져 왔다.

병원 폭발 참사가 이스라엘군의 공격이 아닌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측의 로켓 오발 가능성이 대두됐지만 분노가 쉽게 가라앉지 않으면서 시위는 유럽 등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지난 18일 이스라엘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 전면 지지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레바논과 이란 등 일부 지역에서는 "미국에 죽음을"이라는 구호 아래 반이스라엘 시위가 반미시위로 번지기도 했다.

이에 미국은 전날 해외에 체류하는 자국민들에게 신변 안전 주의보를 발령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세계 여러 곳에서 고조된 긴장과 미국 국민 및 그 이해관계를 겨냥한 테러 공격, 시위, 폭력적 행동의 가능성 때문"이라고 신변 안전 주의보 발령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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