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위기에 미국 등 서방 국가 우크라이나 전쟁 관심·지원 분산, 시간 벌며 전황 반전 호재

[러시아]

무기 인도 지연·전장등 우위 기대

“우크라이나, 혹독한 겨울 될지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무력 충돌이 20개월째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에 호재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생일(10월 7일)에 터진 이번 분쟁을 두고 “하마스가 푸틴에게 준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분쟁이 러시아에 유리한 이유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부터 국내외 시선을 돌리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 지원을 고갈시키는 등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우선 전문가들은 이번 분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집중하던 서방의 시선이 중동으로 분산됐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가장 큰 지원자인 미국이 전통의 우방인 이스라엘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바람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직접 찾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향후 행보를 논의했다. 미국 병력을 투입하는 시나리오도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확전 방지를 위해 동지중해 해역에 핵추진 항공모함 2척(제럴드 포드·드와이트 아이젠하워)을 배치한 상태다.
미국외에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 지원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은 2~3개 전선도 끄덕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분쟁이 장기전으로 갈 경우 우크라이나 지원 여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러시아 내에서도 현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외교 당국자는 "이번 사태로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군사 지원의 양은 감소할 것이고 전황은 러시아에 급격히 유리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동전쟁으로 확대된다면 러시아에 대한 서방 제재도 무용지물이 될 거란 예상도 나온다. 중동은 러시아가 서방으로부터 석유와 가스 수출을 제한받은 이후 대체 공급지 역할을 해왔는데, 중동의 여러 국가가 이번 분쟁에 휩싸여 에너지 위기로 번질 경우 서방 제재는 무력화될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이렇듯 서방의 관심이 중동 사태에 쏠리면서 러시아가 시간을 벌며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당초 예상과 달리 장기전을 치르고 있는데, 우크라이나 동맹인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격화에 주의를 돌리면서 반사이익을 얻게 됐다는 분석이다.
일부 서방 전문가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중동 전쟁 발발로 러시아에 맞서는 우크라이나가 그어느때보다도 혹독한 겨울을 맞게되기 쉬운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