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 반입 구호물품, '부스러기'에 불과…공습으로 직원 57명 사망"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유엔은 2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전면 봉쇄로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에 놓인 가자지구에 중단 없는 원조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한 인도주의적 휴전을 재차 촉구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의 필리페 라자리니 집행위원장은 이날 이스라엘 동예루살렘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필요한 것은 의미 있고 중단 없는 원조의 반입"이라며 "이를 위해 우리는 인도적 휴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알자지라 방송으로 생중계된 회견에서 그는 "(라파 국경을 통해 가자지구로 반입되는 구호품) 트럭에서 많은 사람이 희망의 빛을 보았다"며 "그러나 이는 가자지구 주민 200만명의 입장에서는 '부스러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이뤄진 소량의 지원이 가자지구 주민들의 목 졸리는 상황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며 "그들은 외면당하고 버림받은 기분"이라고 덧붙였다.

라자리니 집행위원장은 또 지금까지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최소 57명의 직원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하루에 동료 15명의 사망 소식을 접한 적도 있다"며 "이틀 전 빵집에 가다가 변을 당한 동료는 6명의 자녀를 남겨두고 우리 곁을 떠났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이 3주간 이어지며 우리의 구호 활동이 무너지고 처음으로 동료들이 배가 고프다고 보고하는 등 절망적인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며칠 이상은 아닐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가자에서 사람들은 공습으로만 죽는 게 아니다"라며 "조만간 많은 사람이 가자지구 봉쇄의 여파로 죽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약이 떨어지고, 음식과 물이 부족하고 가자지구 거리는 하수로 넘쳐나기 시작했다"며 "기본적인 서비스가 무너졌다"고 설명했다.

hyunmin6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