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전쟁 후 급증세…당국 "평화집회 보장해도 폭력 안돼"

"이슬람혐오도 동반 증가…이스라엘·팔레스타인계 모두 두려워해"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이 일어난 이후 미국 내에서 반유대주의 사건과 이슬람 혐오 사건이 모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CNN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적인 유대인 단체인 반(反)명예훼손연맹(ADL)은 지난 7일 개전 이후 미국 내 반유대주의 사건이 388%나 급증했다고 밝혔다.

ADL은 지난 7일부터 23일 사이에 발생한 반유대주의 사건이 312건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190건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투와 연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발생한 반유대주의 사건은 64건에 불과했다.

이런 가운데 코넬대학은 지난 주말 학교와 관련 없는 한 웹사이트에 교내 유대인 단체에 대한 반유대적인 위협이 제기됨에 따라 교내 경찰이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연방수사국(FBI)에도 신고한 상태라고 공개했다.

역사가이자 유명 홀로코스트 연구자인 데버러 립스타트(76) 미국 반유대주의 감시·종식을 위한 특사는 지난 3주간 사이에 전 세계에서 나타난 반유대주의 사건 급증세에 미국 정부가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립스타트 특사는 비록 미국이 표현의 자유와 평화로운 집회를 보장하고 있지만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유대적인 이미지와 언사까지 보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했다고 더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이 전했다.

그러나 이슬람 혐오 사건도 같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최대 무슬림 단체 미국 이슬람관계위원회(CAIR)는 아직 집계하지는 않았지만, 전쟁 이후 이슬람 혐오 사건이 많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코리 세일러 CAIR 조사국장은 매일 이슬람 혐오 사건 신고가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가 이슬람 입국 금지를 요구한 지난 2015년 12월 이후 가장 많은 신고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인, 무슬림 모두가 심한 편견과 증오에 대한 두려움을 표시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CNN은 FBI 자료를 보면 미국 내 혐오범죄 상황이 지난 1991년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심각한 상태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반유대주의와 이슬람 혐오 사건이 급증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FBI에 따르면 미국 내 이슬람 혐오 사건은 지난 2015년 이후 증가세이다.

반유대주의 사건도 지난 2021년부터 2022년에 1천124건이 발생해 36%나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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