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휴대전화에 뜬 낯선 번호 보고 위치추적…노상에서 체포

(의정부=연합뉴스) 최재훈 심민규 기자 = 특수강도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용됐다가 병원 치료 중 달아났던 김길수는 경찰이 지인을 밀착 감시한 끝에 다시 쇠고랑을 찼다. 검거 과정에서는 영화에서 나올 법한 추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7일 경찰에 따르면 김길수의 여성 지인 A씨는 김씨가 도주 직후 처음 찾아간 인물로 경찰의 밀착감시 대상이었다.

A씨의 경찰에 대한 강한 반감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의정부경찰서는 강력팀 소속 여성 B 경찰관을 배치해 '라포르(rapport. 신뢰와 친근감으로 이뤄진 인간관계)'를 형성했다.

김길수가 붙잡히기 약 15분 전인 6일 오후 9시 10분께 해당 경찰관은 A씨와 의정부시의 한 식당에서 대화하고 있었다.

그 순간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A씨의 전화기가 울렸는데, 화면에 뜬 번호는 일반적인 휴대전화 번호와 달랐다.

심상치 않은 전화임을 직감한 B 경찰관은 바로 경찰 상황실에 연락해 해당 번호에 대한 위치 추적을 하게 했다.

이어 발신지인 의정부시 가능동의 한 공중전화로 경찰이 출동했고, 김길수의 앞을 차로 가로막고 경찰관이 내리는 순간 위기를 직감한 김길수가 도망치기 시작했다. 방향을 급하게 트는가 하면 도로 위의 자동차 사이를 질주했다.

하마터면 놓칠뻔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지만 김길수는 얼마 못 가 결국 체포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길수가) 공중전화를 이탈하기 전에 빨리 출동해 검거할 수 있었다"며 "병가 중에 현장을 지휘한 형사과장부터 형사들이 집에도 못 들어가며 고생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특수강도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김씨는 서울 서초경찰서 유치장에서 식사하다가 플라스틱 숟가락 손잡이 부분을 삼켰고, 안양시 동안구 한림대 성심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던 4일 오전 6시 20분 자신을 감시하던 서울구치소 관계자들을 따돌리고 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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