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한국선]

인요한에 "미스터 린턴" 지칭하며 영어 면박 '역풍'
美 예일대 교수 "인종차별…미국이면 그날로 퇴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인요한 당 혁신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줄곧 우리말이 아닌 영어를 쓴 것에 대해 후폭풍이 거세다. 정치권에서 여권은 물론 야권에서 조차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이와 관련해 예일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명백한 인종차별"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나종호 교수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미국에서 나고 자란 아시아계 미국인에게 가장 쉽게 상처를 주는 말은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이다. 실제로 인종차별로 가장 쉽게 쓰이는 표현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준석이 인요한 위원장에게 Mr. Linton이라고 하며 영어로 응대한 것은 이와 같은 맥락의 명백한 인종차별"이라며 "만약 한인 2세에게 미국의 유력 정치인이 공개석상에서 한국어로 이야기를, 그것도 비아냥대면서 했다면 그 사람은 인종차별로 그날로 퇴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 이야기를 하긴 싫지만, 정치인으로서 자격 미달이고 공개 사과해야 할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전 대표는 4일 부산에서 열린 토크콘서트 현장에 깜짝 방문한 인 위원장을 그의 영어 이름인 Mr. Linton으로 지칭했으며, 시종 영어로 발언을 이어갔다.
이어 "인요한 박사님한테 영어로 말씀드린 이유는, 우리의 일원이 됐지만 현재로서는 우리와 같아 보이지 않는다"며 "제발 우리의 편에 서달라. 그리고 우리와 같은 언어로 말해달라. 민주주의의 언어로 말해달라"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영어를 나보다 훨씬 잘하는 것 같다"며 크게 웃었지만, 다음날 "할머니가 목포 태생이고, 아버지는 군산에서 태어났고, 저와 제 아들도 전라도에서 태어났다"며 "마치 외국인 취급하듯이 해서 조금 섭했다"고 토로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 전 대표는 "모욕을 주기 위해 영어로 한다는 의도가 있었다면 모든 말을 영어로 했을 것"이라며 "언어 능숙치를 생각해서 이야기했는데 그게 인종차별적 편견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해명했다.

☞인요한 위원장은.
선교사 유진 벨의 증손자로 전남 순천 출신이다. 60년 이상을 한국에서 살았으며 4대째 한국에서 선교·의료 활동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제1호 특별귀화자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