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체포, 변기 행방은?

4인조 일당 기소

황금은 처분한듯

영국의 한 궁전에 전시됐던 480만파운드(77억원) 상당의 황금 변기를 빼돌린 4인조 절도범이 범행 4년 반만에 체포됐다. 그러나 훔친 황금 변기의 행방은 아직까지 묘연한 상태다.

BBC는 지난 2019년 영국 옥스퍼드셔주 우드스톡에 있는 블레넘 궁전에 전시 중이던 황금 변기를 훔쳐 달아났다가 체포된 범인들이 절도죄 등으로 기소됐다고 7일 보도했다.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생가이기도 한 블레넘 궁전에서 이들이 빼돌린 황금 변기는 이탈리아 개념미술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이다. 18캐럿 금으로 만들어진 이 황금 변기의 무게는 일반 변기 2배에 이르는 103kg이다. 작품이 설치된 장소의 배관과 연결돼 실제 변기로도 쓸 수 있는 일종의 설치 예술 작품이다.

블레넘 궁전에서 관객들에게 선을 보인 이 작품은 실제 화장실처럼 분리된 공간에 전시됐는데, 예약을 통해 한 사람당 3분씩 실제로 변기를 사용하는 것이 허용됐다. 이 때문에 궁전 쪽은 배관과 연결된 작품을 훔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별도 경비 인력을 배치하지 않았다.

범인들은 관객 입장이 허용되기 전인 새벽 시간대를 틈타 변기를 빼돌렸다. 그 과정에서 변기와 연결됐던 배관을 통해 다량의 물이 궁전 내부로 쏟아져 들어오는 바람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궁전 내부와 가구에 심각한 손상이 가해졌다.
수사 관계자는 2021년 “범인들은 체포했으나 황금 변기가 아직도 변기 모양으로 남아있을지 의문”이라며 “어떤 방식으로든 그걸 처분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