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매체들, 미중 정상회담 직전 '우호 분위기' 조성 진력에 눈길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중 정상회담 등을 위해 2017년 이후 6년여 만에 미국을 방문한 가운데, 중국 매체들이 그가 젊은 시절부터 미국과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며 '우호 분위기'를 조성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5일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시진핑과 미국 친구들(우인)의 스토리'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그가 미국 첫 방문 당시인 1985년부터 현재까지 미국인들과 맺어온 인연과 뒷이야기들을 사진과 함께 소개했다.

보도는 "중미 관계의 기초는 민간에 있다. 희망은 인민에, 미래는 청년에, 활력은 지방에 있다"는 시 주석의 발언으로 시작했다.

그가 미국을 처음 방문한 때는 1985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허베이(河北)성 정딩(正定)현 서기였던 그는 대표단을 이끌고 미국 아이오와주 머스칸티를 찾아 미국의 농업과 목축 기술을 경험했다.

시 주석은 2박 3일간 현지인 부부 집에 머물면서 환대받았고 현지인들과도 활발하게 교류했다고 한다.

이 매체는 당시 32세의 젊은 시 주석이 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미국 측 인사들과 찍은 기념사진을 소개했다.

그는 부주석이던 2012년 미국을 방문했을 때 아이오와의 이 '오랜 친구들'을 잊지 않고 머스칸티를 다시 찾았다.

시 주석은 당시 27년 만에 다시 만난 주민들에게 "내게는 당신들이 곧 미국"이라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그는 지난해 5월에는 주민 중 한 명인 사라 랜드씨에게 편지를 보내 양국민 간의 우호는 양국 관계 발전의 중요한 기초라고 강조했다.

중국중앙TV(CCTV) 등 주요 매체들과 바이두 등 포털사이트는 당시 30대이던 시 주석이 샌프란시스코를 찾아 금문교 앞에서 찍은 사진을 보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인민일보는 1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른바 '구링 스토리'와 시 주석과의 인연도 소개했다.

'구링 스토리'는 1901년 중국으로 건너와 푸저우 구링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미국인 밀턴 가드너가 이후 미국에서 숨지자 그의 부인이 당시 푸저우시 서기였던 시 주석 도움으로 꿈에 그리던 남편의 '고향'을 찾았다는 내용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시 주석이 맺은 오랜 인연도 소개됐다.

빌 게이츠는 39세였던 1994년 처음 중국을 찾은 이후 여러 차례 방중했는데, 2015년에는 미국을 찾은 시 주석을 MS 본사에서 만나기도 했다. 시 주석은 미중 갈등이 한창이던 올해 6월에도 중국을 찾은 빌 게이츠와 단독 회동을 통해 오랜 친구를 예우했다.

이밖에도 미중 해빙의 상징으로 꼽힌 미국 필라델피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1973년 첫 중국 공연과 올해 50년 만의 기념공연에 얽힌 사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을 돕기 위해 파견된 미군 부대 '플라잉 타이거'(Flying Tigers·飛虎隊)와 관련된 이야기도 소개됐다.

시 주석은 2015년에는 '항일전쟁 승리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을 맞아 플라잉 타이거 소속이었던 노병의 부인을 베이징으로 초청해, 기념 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올해는 생존한 노병과 가족들을 베이징으로 초청해 "플라잉 타이거 정신이 대대로 전승되길 희망한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