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로 헤어지면 1500~5500불 …소송가면 최대 14만불

[뉴스포커스]

양육권 싸움 등 복잡할수록 비용은 눈덩이 
사랑할때 결혼계약서 작성, 돈 절약 한 방법
싸우면 싸울수록 가장 큰 파이는 변호사 몫

지난 2021년 한해 미 전국 50개 주에서 198만5072쌍이 결혼을 했고 같은 해 이혼을 한 커플은 45개 주에서 68만9308쌍으로 나타났다. 이 이혼 통계에는 캘리포니아와 인디애나, 미네소타, 뉴멕시코, 하와이 등 5개주가 누락됐는데 캘리포니아의 경우 한해 10만쌍 가량이 이혼하는 것으로 집계돼 전국 이혼 건수는 80만쌍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해 미국 초혼 커플의 이혼율은 41%로 집계됐다.

가히 '이혼 천국'이라고 불릴 만큼 미국의 이혼율이 높은 가운데 과연 이혼에 들어가는 비용은 얼마나 될까?
경제매체 CNBC는 지난 23일 "조니 뎁과 제니퍼 로페즈 같은 유명인이 아니어도 이혼에는 결혼에 못지 않은 비용이 들어간다"며 "미국에서 이혼은 결코 저렴하지 않다"고 소개했다.
뉴욕의 이혼 전문 로펌인 더글러스 패밀리의 엘리자베스 더글라스 CEO는 "합의 이혼의 경우 1500~5500달러가 들지만 소송을 시작하면 4만달러에서 14만달러의 비용이 소요된다"면서 "특히 재판에 회부돼 법정 다툼까지 갈 경우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더글라스는 "이혼 과정이 복잡할수록 시간당 돈을 계산하는 변호사와 재산 감정사, 사업 평가사 등의 청구가 늘어나고 경우에 따라 숨긴 돈을 찾기위해 암호화폐 전문가에,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까지 고용한다"며 "직접적인 이혼 비용 뿐 아니라 일단 이혼을 하게 되면 이사와 새 가구 구입, 유틸리티 계좌 설정, 독자적인 세금 납부, 건강보험 분리, 주택 매매 비용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혼을 막는 것은 쉽지 않지만 이혼을 하는데 불필요한 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예방할 수 있다"면서 "상대를 미워하기 전 그나마 아직 사랑할 때 결혼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도 한 옵션"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혼 과정에서 감정을 배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뉴욕주 이타카에 사는 존 노먼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20년 이상 경찰로 일하고 2019년 은퇴하면서 아내와 이혼 전쟁을 시작했는데 양육권 싸움을 하느라 전문가 증인을 고용해 19만달러 가까이 들었다"며 "그때 진 크레딧카드 빚이 아직 17만 달러 가량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혼 소송은 케이스를 승소한 경우 최종 승소 금액의 일부로 변호사 비용을 지불하는 '성공 보수'(CONTINGENCY FEE AGREEMENT)를 통해 지급할 수 없다.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는 변호사 비용을 지불하면서 부부가 함께 만든 하나의 파이를 어떻게 잘라 나눌 것인가를 다투는 것인데 싸우면 싸울수록 가장 큰 파이 조각은 변호사에게 가고 남은 파이를 헤어진 두 사람이 나눠 갖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신복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