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해서" 선의가 낳은 '복원 대참사'

[중국]

지역 노인들 "신앙심에서 예쁘게 채색 보답"
"고의성 없어 처벌 어려워…훼손 복구 난망"

중국의 1400년 된 불상 문화재에 ‘복원 참사’가 발생해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쓰촨성 난장현에서 2021년 발견된 고대 석불에 누군가 페인트로 무단 채색을 해놓은 것이다. 지난 13일 지역의 70~80대 노인들이 신앙심에서 선의로 이같은 엄청난 일을 벌여놓은 가운데 당국은 고의성이 없고, 나이도 고령인만큼 어떤 처벌을 내려야 할지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이 불상은 무려 1400년의 역사를 가진 것으로 확인돼 학계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지난 7월 쓰촨대 고고학 박물학부와 지역 당국은 해당 불상에 대한 조사 보고서에서 “이 불상들은 1400년 전 북위(386~534) 말기부터 당나라 후기 시대에 걸쳐 연속적으로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위말의 마애불은 매우 드문사례이며, 특히 자연석을 있는 그대로 이용해 조성된 불상은 쓰촨 지역에서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쓰촨과 중원 북방 지역 간의 불교 문화와 예술 교류를 밝히는데 매우 중요한 학술적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무단 채색된 불상은 마치 어린이가 색칠 놀이를 한 듯 알록달록한 모습이다. 명암 등 입체감은 일절 없고, 살구색 빨간색 초록색 등 단색으로 마구잡이로 채색됐다. 불상의 표정도 마음대로 그려졌다.
당시 현장의 감시 카메라를  모니터하다가 놀란 당국의 관계자들이 불상에 색칠을 하는 사람들을 막기 위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석상에는 ‘총천연색’의 화려하고 엉망진창의 복원이 이뤄진 후였다.

당국 조사에 따르면, 현지 주민인 왕 씨와 그의 딸은 인근 마을의 고령 주민들에게부탁해 불상에 옷을 그리고 색칠해 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지역 문화유적국 관계자는 “이들은 불상이 자신들의 기도를 들어줘 감사한 마음을 표시하고 싶어서 색을 입히기로 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무단 복원을 진행한 노인들이 어떤 처벌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관계자는 “신앙심으로 채색했다고 진술한 만큼 높은 수위의 처벌은 어려울 것 같다”며 “현재로서는 이들의 행동을 지적하고 재발 방지 계획을 세우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현재 당국은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하고 페인트를 제거하는 등 불상 복원에 나섰다. 그러나 원래대로 복구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반응이다. 
베이징대 와잉진다수 고고학 교수는 “석조 유물은 한번 훼손되면 원래 상태로 되돌리기가 어렵다”며 “문화재 보호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 국민 인식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