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지각 우려 고속열차 세운 농업부 장관 '갑질' 뭇매

야권, "전례 없는 권력 남용" 거센 비판 사임 요구

이탈리아 농업부 장관이 행사에 지각할 것을 우려해 정차할 예정이 없었던 역에 고속열차를 세우게 해 도마 위에 올랐다. 야권은 “모두가 이용하는 열차를 개인 승용차인 양 마음대로 썼다”며 비판했다.

22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프란체스코 롤로브리지다 농업부 장관은 최근 고속열차에 탑승했다가 행사 참석에 늦을 것을 우려해 예정에 없던 역에 임시 정차를 요청했다.

롤로브리지다 장관은 남부 나폴리 외곽 카이바노에 있는 공원 개장식에 참석하기 위해 수도 로마에서 고속열차에 탑승했다. 그러나 열차는 약 2시간 연착돼 로마에 도착했고, 출발한 뒤에도 선로 결함으로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이에 개장식에 늦을 것을 걱정한 그는 국영 철도 운영사인 트랜이탈리아에 연락해 로마 인근 참피노역에 열차를 임시 정차할 것을 요청했다. 참피노역은 해당 열차가 지나가는 정거장이었을 뿐 정차하는 곳은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롤로브리지다 장관은 참피노역에서 급히 내리고 준비된 관용 차량을 타 목적지인 카이바노로 향했다.

이에 야권은 “전례 없는 권력 남용”이라며 “직권 남용 여부가 드러나면 사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 의원들은 “같은 열차에 탑승했던 승객을 비롯한 많은 국민을 무시한 것”이라며 “월권이 드러나면 즉각 해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에 집권 여당은 “다른 승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노력했다. 예정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잠깐 열차를 세운 것뿐”이라고 롤로브리지다 장관을 옹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