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프·사이버 먼데이와 딴판…기부캠페인 참여자 작년보다 10%↓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미국에서 추수감사절(11월 네번째 목요일) 직후 화요일엔 나눔을 생각하자는 의미에서 '기빙 튜즈데이'(Giving Tuesday)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지만, 쇼핑과 달리 기부 지갑은 좀처럼 열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둔화 우려 속에서도 구매객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 사이버 먼데이와 달리 기빙 튜즈데이는 썰렁했다는 것이다.

자선운동 데이터 단체 '기빙 튜즈데이 데이터 커먼스'에 따르면 올해 기빙 튜즈데이 기부금은 작년보다 0.6% 증가한 31억달러(약 4조원), 참가자는 작년보다 10% 감소한 약 3천400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미 CNN 방송이 3일 보도했다.

기빙 튜즈데이는 미 뉴욕시 문화·커뮤니티 센터인 92Y와 유엔재단 주도로 추수감사절을 맞아 기부를 장려하기 위해 2012년 시작된 캠페인이다.

기빙 튜즈데이의 아샤 커란은 보도자료에서 "기빙 튜즈데이의 목표는 당일뿐만 아니라 1년 내내 전세계 커뮤니티, 대의명분, 조직을 돕는 기부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지난해부터 이어진 기부 추세를 볼 때 참여가 줄어드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위축된 기부와 달리, 비슷한 기간 이어진 쇼핑 시즌에는 역대 가장 많은 소비자가 지갑을 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소매협회(NRF)에 따르면 '사이버 위크'로 알려진 추수감사절(11월 23일)∼사이버먼데이(11월 27일) 5일간 미국 인구의 60%가 넘는 약 2억명이 온라인 쇼핑을 했다.

어도비의 마케팅 데이터 분석 솔루션 '어도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추수감사절 직후 월요일인 사이버먼데이에 124억달러(약 16조원), 추수감사절 직후 금요일인 블랙프라이데이엔 98억달러(약 12조8천억원)를 온라인 쇼핑에 썼다. 작년에 비해 각각 7.5%, 9.6% 증가한 수치다.

기부 감소는 이미 많은 자선단체가 겪는 현상이다.

지난 6월 '기빙 USA' 보고서를 보면 미국인들의 가처분 소득 대비 기부금 비율은 1995년 이후 가장 낮다.

2022년 미국인들의 가처분 소득 대비 기부금 비율은 1.7% 수준이었다. 기부금 액수는 전년보다 3.4% 감소한 4천993억달러(약 650조원)였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기부금 감소 비율은 10.5%까지 늘어난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은 결국 경제 상황으로 설명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40년 만에 가장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 5.25∼5.5%까지 올렸다.

지난 1년간 물가상승률은 3.2%로, 작년 최고치인 9.1%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 2.0%를 웃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 정보통신(IT) 등 일부 업종의 해고 한파가 기부 심리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CNN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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