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시 도로표지판서 삭제…'영어금지령'전국 확대

[중국]

"서구와 단절하겠다는 큰 신호"

중국 수도 베이징 당국이 도로 표지판에 병기된 영문을 모두 중국어로 바꾸고 있다고 대만 자유시보가 보도했다. 영어 수업 금지, 외국 교과서 규제 등 정책에 이어 시진핑 국가주석의 ‘영어 금지령’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매체는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을 인용해 “베이징시 당국이 중·영 병기 도로표지판을 전부 중국어 표지판으로 바꾸고 있다”며 “‘베이징이 첫 발을 쐈다’는 내용의 토론이 웨이보와 틱톡, 소후, 왕이 등 중국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은 지하철 안내 표지판에서도 영어 문구를 중국어 병음으로 교체한 바 있다. 영어 수업을 금지하고, 외국 교과서를 규제하는 등 시진핑 국가 주석의 '영어 금지령'이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베이징시 교통부 홈페이지에선 영문 병기 없이 중국어로만 적힌 교통 표지판들이 안내되고 있다.

중국에서 영어를 멀리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한 달여 앞두고 중국 당국이 베이징 지하철 안내 표지판의 영어 표기를 중국어 병음으로 교체했으며 교육계에서도  대학입시 핵심과목에서 영어 폐지를 추진하는 등 영어 사용을 금지하는 정책을 꾸준히 펼쳐왔다.

자유시보는 "얼마 전 시 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만났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중국 공산당은 계속해서 좌회전을 하고 있다"며 "베이징 지하철역의 영어 이름을 중국어 병음으로 바꾼 것도, 도로 표지판을 교체한 것도 서구와 단절하겠다는 큰 신호"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