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여성 노숙인 올들어 50% 급증, 총 6만명 넘어…'가정 폭력, 데이트 폭력' 주원인

[뉴스포커스]

NY·텍사스·플로리다 3개주 합한 수치 
성범죄 쉽게 노출, 성폭행 피해 다반사
18세~24세 여성 40%가 임신중 '충격'
"갈 곳없는 거리 노숙, 해결 방안 난망"

캘리포니아주서 여성 노숙자가 약 6만명인 것으로 집계돼 미국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이는 뉴욕주와 텍사스주, 플로리다주 3개주의 여성 노숙자를 합한 수와 비슷한 수치다. 

21일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주택도시개발부(HUD)는 최근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약 4만명 정도였던 캘리포니아주 여성 노숙자가 올해 들어 50% 이상 증가해 약 6만명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캘리포니아주 전체 노숙자수가 18만명이 조금 넘는 것을 감안하면 노숙자 3명 중 1명이 여성인 셈이다. 캘리포니아주 노숙자 수는 지난 1년새 1만명 이상이나 늘어났다. 

캘리포니아 주민이 노숙자가  되는 이유로 소득 불평등과 높은 주거비, 따뜻한 날씨 등이 꼽히지만 여성들이 홈리스로 전락하는 가장 큰 원인은 ‘폭력’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정책 연구기관인 어반인스티튜트(UrbanInstitute)는 LA 지역 여성 노숙자의 약 30%가 가정폭력이나 데이트폭력 등을 이유로 집을 떠났다고 밝혔다.
비영리 단체인 ‘노숙자를 돕는 사람들(People Assisting the Homeless)’의 샌디에고 지부 매니저 하난 스크래퍼는 “우리 기관을 찾는 여성 중 거의 절반 이상이 인생의 어떤 시점에서 폭력을 경험한 적 있다”고 말했다.

여성 노숙자들은 성범죄에도 쉽게 노출돼 있다. 
전직 호텔 매니저였던 로즈 임슨(63)은 샌디에고 시내 길거리서 노숙하다 강도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그는  이후 또다른 성폭행 공격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땋은 머리 중간 중간에 면도날을 넣어놓았다고 말했다. 누군가 그녀의 머리를 끌어잡으려 할때 손가락이 베이게 만들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해둔 것이다.

그녀는 누군가 잠을 잘 때 덮칠 수있다는 불안감에 칼을 들고 잠을 잔다고 덧붙였다.

최근  UC계의 노숙자 관련 연구에서 ‘18세에서 24세 사이의 여성 노숙자’ 중 약 40%는 임신 중이라고 전했다. 
이 연구를 진행한  UC샌프란시스코의 수석 연구원 마고 쿠셀 박사는 “자녀가 있는 여성 노숙인은 아이를 데리고 갈 곳이 없어 다른 사람에게 맡긴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캘리포이나주에 가정폭력 셸터는 턱없이 부족하고 영구히 문제를 해결할 방법도 마땅히 없는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노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노숙인 공정 법안'(Homeless Equity for Left Behind Populations Act)에 서명했다. 캘리포니아주 취약 계층의 노숙을 예방하기 위해 주 정부는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법안을 발의한 수잔 루비오 상원의원은 “노숙인 대응에 성평등을 포함함으로써 캘리포니아주를 국가적인 리더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점점 더 악화되는 캘리포니아주의 노숙자 문제를 좀처럼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게 중론이다.

김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