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열도 서부쪽 곳곳 도로 갈라지고 건물 '와르르'… 동일본대지진 이후 최강

[일본]

4명 사망, 30여명 부상…9만여명 피난
연이은 4.3도 여진, 주민들 '공포'
원전 밀집지역 '비상', 특별 이상 없어

새해 벽두부터 일본이 공포에 휩싸였다. 동해와 맞닿은 일본 서부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새해 첫날인 1일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했다.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동일본대지진 이후 일본에서 일어난 지진 중 낙도 지역을 제외하면 13년 만에 가장 강력했다. 이번 지진으로 4명이 사망했으며 30여명이 다쳤으나 정확한 피해 내역은 집계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강진 직후 노토반도 등에 최대 높이 5m의 대형 지진해일(쓰나미) 경보가 발령됐고 일부 지역에는 높이 120cm가 넘는 지진해일이 관측됐다. 대형 화재, 가옥 붕괴, 도로 갈라짐 등의 피해가 발생했고 부상자가 다수 나오면서 일본 열도 전체가 큰 혼란을 겪었다. 지진 지역에는 원자력발전소가 밀집해 일본 정부는 초비상이다. 이날 오후 11시3분에 규모 4.3의 여진이 발생하는 등 주민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동일본대지진 후 최대 규모 지진

이번 지진은 동해 쪽에서 대규모 지진해일 피해를 일으킨 1983년 동해 중부 지진(규모 7.7), 1993년 홋카이도 남서부 지진(7.8)에 육박하는 규모다. 동일본대지진(9.0)보다는 작고 1995년 한신·아와지 대지진(7.3)보다는 크다.

첫 지진이 관측된 뒤 오후 늦게까지 수십 차례 여진이 발생했다. 진앙인 일본 열도 서쪽은 물론이고 태평양 쪽인 수도 도쿄에서도 고층 건물이 흔들리는 등 일본 열도 전체에서 지진이 감지됐다. 노토반도에서는 진도 7의 흔들림이 감지됐다. 진도는 지진에 따른 흔들림을 측정하는 단위로, 진도 7은 사람이 서 있을 수 없고 바닥에 고정하지 않은 가구 대부분이 쓰러질 수 있는 수준이다.

NHK 등 일본 주요 방송국은 정규 방송을 일제히 중단하고 지진 속보에 들어갔다. 지진해일 경보가 발령되자 NHK 진행자는 방송에서 “지금 당장 도망가라. 동일본대지진을 기억해야 한다. 목숨을 소중하게 지켜라”라고 다급하게 소리를 질렀다. 

▶건물 잔해에 묻히고, 대형 화재 발생

NHK는 경찰청을 인용해 "4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머리를 다치거나 뼈가 부러진채 잔해에 묻힌 부상자도 다수 발생했다. 확인된 부상자는 30여명이지만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
와지마시 중심부에서는 불길이 하늘 높이 치솟으며 가옥이 불타는 대형 화재가 났다. 전봇대가 쓰러지고 수도관이 파열되는 사고가 여러 곳에서 보고됐다. 단독주택이 큰 흙먼지를 내면서 통째로 붕괴되거나 지붕, 벽 등이 무너지고 기왓장이 떨어져 나가기도 했다.

이날 지진 여파로 신칸센 나가노∼가나자와 등 고속철도 운행이 중단됐고 니가타 공항 등 서부 지역 주요 공항 항공편도 결항했다. 

▶원전 밀집 지역 이상 여부 점검

일본 정부는 이번 지진에 따른 원전 이상 유무 점검에 나섰다. 노토반도의 시카 원전(2기)을 비롯해 이번 지진 발생 지역에는 일본 최대 원전 가시와자키카리와 원전(6기) 등 다수가 몰려 있다.
일본 원자력규제청은 시카·가시와자키카리와 원전에 이상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