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터전 옮기는 이주자 급증…경제 문제·정치 이념·사회적 차별 등 이유 제각각

[뉴스이슈]

▣중국 
순이민자 수 연평균 19.1만→31만 증가
강압적 통치ㆍ경제적 불안탓 모국 탈출

▣일본 
해외 영주권 취득자 57만 명 사상 최대
62%가 여성…남녀차별, 사회적 불만↑

고국을 떠나 해외로 이주하는 중국ㆍ일본인이 급증하고 있다. 이유는  경제적 이유를 비롯해 정치적 이념ㆍ사회적 차별 등에서 벗어나 더 나은 삶을 추구하겠다는 목적이다. 
17일 블룸버그통신 따르면 중국과 일본에서 해외로 터전을 옮기는 이민자(영주권자 포함)가 크게 늘었다. 

▶'장기거주 비자' 태국 인기

중국의 경우 2010~2019년 사이 해외로 삶터를 옮긴 중국의 순이민자 수는 연평균 19만1000명이던 것이 이후 약 31만 명으로 급증했다.
유엔 인구조사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2020~2023년 중국 이민자 규모는 총 110만 명을 넘어섰다. 영주권 대신 일반 거주 비자를 활용해 해외에 머무는 사람을 포함하면 실제 해외에 거주하는 중국인은 통계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이후 강압적 통치와 규제의 확대 등이 이른바 ‘엑소더스 차이나(중국 대탈출)’를 부추겼다”며 “제로 코로나 규제와 주택가격을 하락시킨 부동산 정책 등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무역분쟁도 배경 가운데 하나다. 미국이 공급망을 재편하면서 중국산을 철저하게 배척했다. 중국 사업가들은 수출이 쉽고 인건비가 싼 캄보디아, 멀리는 멕시코까지 사업장을 이전하고 있다.

특히 태국 정부가 2022년 ‘장기거주 비자’를 도입하면서 중국인들이 대거 태국으로 몰려갔다. 블룸버그는 “많은 중국인이 태국으로 몰려가면서 현지인들이 소유해온 상권을 거머쥐고 있고, 베트남에서는 중국 이주자들이 농촌을 산업화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거의 절반이 북미행

일본도 엑소더스 현상이 심각하다. 일본 외무성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10월 기준) 해외 영주권을 획득한 일본인 규모가 전년 대비 3% 증가한 57만4727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시민권이 아닌 영주권자를 추려낸 통계다. 영주권자 수는 최근 20년간 증가세를 이어갔다.

일본인 영주권자는 북미가 48.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유럽(16.9%), 호주를 포함한 오세아니아(13.6%) 지역이 그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사회보장개혁이나 남녀평등이 이뤄지지 않은 일본에서 살기에 불안감이 커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한 조사 결과 해외 이주 일본인의 90% 이상이 ‘장기적인 경제 불안’을 이주의 배경으로 꼽았다. 

특히 국외 영주권을 지닌 일본인 가운데 62%가 여성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한 대학 교수는 “해외에서 국제결혼 하는 일본인 중 70%가 여성”이라며 “해외가 여성에 대한 제약이 적고 더 나은 경력을 쌓을 수 있다고 생각해 이주하는 독신 여성도 많다”고 설명했다. 일본 사회에 여전히 남아있는 남녀차별도 여성들의 해외 이주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