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도난당했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첫 흑인 선수 재키 로빈슨의 동상이 쓰레기통에서 불에 탄 채 발견됐다고 AP 통신 등 미국 언론이 31일(한국시간) 전했다.

보도를 보면, 미국 캔자스주 위치토 소방과 경찰 당국은 현지시간으로 30일 오전 8시 40분께 한 공원의 쓰레기통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진화한 뒤 로빈슨 동상 잔해를 발견했다.

동상 조각은 심하게 훼손돼 복구가 어려울 지경이었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위치토의 매캐덤스 공원에 있던 로빈슨 동상이 현지시간 25일 오전 발목만 남긴 채 도난당한 사건이 발생하자 지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로빈슨은 1947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MLB에 데뷔해 유색 인종의 벽을 무너뜨린 상징적인 인물로, MLB는 매년 4월 15일에 전 선수가 로빈슨의 등번호인 42번을 입고 뛰는 로빈슨의 날을 제정해 그를 기린다.

42번은 전 구단 영구결번이기도 하다.

수사 당국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두 명이 어둠 속에서 동상을 잘라내 트럭에 싣는 것을 확인하고 이후 100명 이상의 주민을 상대로 탐문 조사를 벌이는 등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엽기적인 동상 절단·절도와 방화에 따른 복구 불능 소식이 잇달아 전해지자 수사 당국은 인종 차별에 기인한 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다른 동기가 있는지도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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