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금' 아보카도 노린 카르텔 혈투?  

[멕시코]

세계 최대 생산지, 천혜의 '돈벌이' 각광 
유통 통제권 둘러싼 범죄세력 대결 심화
"6월 2일 선거 영향 주기 위한 목적 추정"

오는 6월 2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아보카도의 세계 최대 생산지인 멕시코 중서부에서 여야 시장 예비후보 2명이 7시간 사이에 잇따라 총에 맞아 숨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보카도는 건강에 좋은 수퍼푸드로 특히 미국 등 선진국에서 인기가 많다. 하지만 멕시코 현지에서는 유통 통제권을 둘러싼 각 범죄세력(카르텔)의 대결이 치열해 빈번한 폭력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2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26일 오후 4∼5시께 미초아칸주(州) 마라바티오에서 집권당인 국가재생운동(MORENA·모레나) 소속 마라바티오 시장 예비후보인 미겔 앙헬 사발라 레예스가 괴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현직 의사였던 그는 차를 타고 이동 중 변을 당한 것으로 현지 경찰은 확인했다. 이후 7시간 가까이 지난 이날 오후 11시께 야당인 국민행동당(PAN)의 마라바티오 시장 예비후보였던 아르만도 페레스 루나가 음식점을 운영하는 아내를 데리러 가던 중 역시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현지 검찰은 6월 2일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르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카르텔 세력에 의해 저질러진 범죄로 추정하고 있다.

미초아칸은 남부 게레로와 북부 과나후아토 등에 이어 5번째로 정치인과 정부 관리들에 대한 공격이 많이 발생한 주다. 악명높은 카르텔 간 영향력 다툼으로 몸살을 앓는 지역이다. 
카르텔은 사업가나 지방 정부 관리, 일반 근로자 등을 상대로 보호금 명목의 돈을 갈취하며 배를 불리는데, 특히 미초아칸에서는 '녹색 금'이라고 불리는 아보카도의 유통 통제권을 둘러싼 유혈 폭력사태가 자주 발생한다.

미초아칸주는 세계 최대 아보카도 생산지이다. 온화한 기후 등을 바탕으로 1년에 네 차례 아보카도 수확이 가능하다. 멕시코 아보카도 생산량의 약 70%가 이 곳에서 생산된다.

이 중 상당수는 전 세계 수요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으로 수출된다. 통계 전문 웹사이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2년 미국인의 1인당 아보카도 소비량은 약 4.2kg으로 20년 전보다 약 4배 늘었다. 이처럼 아보카도 재배의 수익성이 높아지자 많은 범죄조직들이 속속 유통권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아보카도 생산지 확보를 위해, 카르텔에서 일부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불법 삼림 벌채도 이어지고 있다.
알프레도 라미레스 미초아칸 주지사는  "2018∼2023년까지 최소 3만㏊(300㎢)의 삼림이 불법 아보카도 재배지로 변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