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레스토랑 50곳 문 닫아, 유명 셰프 운영 고급 식당들 대다수

[뉴스인뉴스]

치솟는 렌트비·인건비·식자재 비용
한인타운 식당들도 못버티고 '백기'

부에나파크에서 덮밥류 식당을 운영했던 김모씨는 지난해 9월 식당을 매각한 후 지금껏 다시 식당을 차릴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2010년 중반부터 LA에서 붐을 이뤘던 포키 식당을 시작으로 라캬나다, 버뱅크, 할리우드, 부에나파크 등에서 식당을 창업해 성공시킨 후 매각하고 다시 차리며 식당 창업만큼은 자신있던 김씨였는데 재료비와 인건비는 치솟은데 반해 비싸진 외식비에 손님들은 줄어 식당 비즈니스가 너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LA에서 지난 1년 동안 문을 닫은 레스토랑이 50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간 '로스앤젤레스 매거진'(Los Angeles Magazine)은 최근 LA카운티 통계 자료를 인용해 근래들어 많은 식당들이 폐업하고 있다며 특히 고급 식당들이 대거 문을 닫고 있다고 전했다.
베니스 비치에 있는 해산물 맛집 더 앵커(The Anchor)가 9년 만에 문을 닫았고 유명 셰프 조슈아 스케네스가 운영하던 베벌리 센터내 해산물 레스토랑 앵글러(Angler)는 리모델링 몇 달 만에 문을 닫았다.
미슐랭 2스타를 받은 샌타모니카 멜리스의 오너 셰프 조시아 시트린이 지난해 7월 웨스트 할리우드에 문을 열어 최고의 스테이크&해산물 레스토랑으로 관심을 모았던 챠콜 선셋(Charcoal Sunset)도 얼마 지나지 않아 영업을 중단했고 패스트리 유명 셰프 제이슨 네로니가 컬버 시티에 차린 피자가게 베스트 베트(Best Bet)는 불과 5개월만에 영업을 포기했다.

2010년대 초반 LA에서 가장 장사가 잘 되는 곳 중 하나로 꼽혔던 페어팩스 한적한 대로변의 애니멀(Animal)은 15년 운영 끝에 문을 닫았고 로스팰리스에서 주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레스토랑 아트리움(Atrium)도 갑작스런 영업중단을 알렸다.

한인타운 식당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1월말 LA한인타운을 대표했던 43년 역사의 중식당 용궁이 고객들의 아쉬움을 뒤로 한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새 컨셉으로 다시 오픈할 예정이라지만 타운 유명 고기 맛집이었던 강호동 백정도 10년 만에 간판을 내렸다.
동일장, 낙원식당, 전원식당, 베버리 순두부 등 수십년 타운 역사와 함께 하며 이름만 대면 다 알던 식당들이 2020년부터 2023년 사이 하나 둘씩 스러져 갔고 광양불고기도 문을 닫았다.

식당 장비·용품 전문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레스토랑 퍼니처가 공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가주가 높은 렌트비와 인건비, 요식업 서비스 허가비용, 고율의 세금 등으로 식당 운영 여건이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건비만 봐도 2017년부터 2023년까지 7년 동안 시간당 최저임금이 무려 70%나 급증했다. 렌트비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식자재 등 비용 인상은 말할 것도 없다.

타운에서 식당을 하고 있는 이모씨는 "기존 가격을 받아서는 수지타산을 맞추기 힘들고 그렇다고 음식값을 올리면 가뜩이나 비싸진 음식값에 외식 횟수를 줄인 손님들이 그나마 발걸음을 끊을 수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늪에 빠진 것 같다"며 "인건비 부담이 가장 큰데 솔직히 잘하는 주방인력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