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세계 여성의 날]

1920년 참정권 획득 이후 100여년간 '여성 파워' 눈부신 성장, 男 임금 격차 여전 등 "아직 갈길 멀어"

연방의원 28%·주의원 33%·주지사 12명 여성

노동인구 절반 육박…대졸자도 51%로 더 많아

'男 1불 벌때 女 0.8불', 고소득 직종 35% 불과

3월8일 오늘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1908년 3월8일 뉴욕에서 여성 노동자 1만5000여명이 거리로 뛰어나와 임금 인상과 참정권을 뜻하는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는 구호를 외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인 것에서 시작된 이후 116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미국에선 연방 의원 28%, 주 의원 33%가 여성이고 주지사 50명 중 12명(24%)이 여성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장관급 직책 25곳엔 12명(48%)의 여성이 자리를 잡고 있다. 또 500대 기업(포춘지 선정 기준) CEO 중 여성은 11%, 500대 기업 이사회 멤버의 30%가 여성이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는 3월 '여성 역사의 달'을 맞아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의 변화를 되짚어보는 조사를 실시해 발표했다.
미국 가정에서 아내의 소득이 남편보다 많은 경우가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남편과 거의 비슷하거나 그 이상 버는 아내의 비율이 1972년 16%에서 2022년엔 45%까지 급등했다.
아내가 더 많이 버는 비율이 50년 동안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뒤집어 말하면 50년 전에는 미국 가정에서 남편의 84%가 생계를 책임지는 주요 소득원이었는데 2022년에는 그 비율이 55%로 떨어진 것이다. 

가정 소득에서 여성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여성의 교육 수준이 크게 향상됐기 때문이다.
대학 진학과 졸업에서 여성의 비율이 남성을 앞서기 시작한 것은 이미 1980년대 부터다. 그 격차는 더욱 벌어져 2020~21학년도 미국 4년제 대학생 중 여학생의 비율은 59.9%, 남학생은 40.5%에 불과했다. 대학 진학률로 보면 여성이 66.1%로 남성을 10%포인트 가까이 앞섰다. 민간 기업 취업자 중에서 대학 교육을 받은 비율도 여성이 51%로 남성 보다 더 높다.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농업과 자영업을 제외한 미국 민간 노동인구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1950년 29.6%에서 2017년 46.9%, 2023년 47.3%로 크게 증가했다. 금융위기 여파로 건설, 제조업 등 분야에서 남성들이 대량 실직했던 2009년과 2010년 그리고 교육과 헬스케어 서비스 일자리가 많았던 2019년에는 여성 노동 인구 비율이 남성을 추월하기도 했다.

그러나 퓨리서치센터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며 성별 임금 격차와 고소득 직종의 여성 비율을 지적했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미국 남성이 1달러를 벌 때 여성은 0.82달러를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2년 '남성 1달러-여성 0.80달러'였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의사, 공·사기업 임원, 치과 의사, 회계사, 변호사 등  미국 내 의평균 소득 상위 10개 직종(연평균 수입 13만6000달러)을 분석한 결과 여성 비율은 35%에 불과했다. 

신복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