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관광지 치앙마이 '대기질 세계 최악' 오명

[태국]

연 100만명 방문 '한달살기' 명소 
WHO 권고 기준의 35배 달해 충격

'한 달 살기' 명소로 주목받고 있는 태국의 유명 관광지 치앙마이가 전 세계에서 '가장 공기가 안 좋은 도시'라는 오명을 안았다.  
최근 AFP통신은 치앙마이의 초미세먼지 수치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대기질 분석업체 아이큐에어(IQAir)가 측정한 결과 이날 치앙마이의 초미세먼지(PM2.5) 입자 농도는 175㎍/㎥까지 올랐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 수치인 5㎍/㎥의 무려 35배에 달하는 수치다.

태국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치앙마이의 대기 오염 원인은 농지를 개간하기 위해 농작물을 태우고 있는 데다 최근 산불까지 잇따라 발생했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대기 오염은 관광객을 상대하는 현지 경제에도 악재다. 태국 호텔협회 북부지부는 관광객들이 계속 예약을 취소하고 있다고 전했으며, 현지 상인들 또한 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상황이 악화함에 따라 태국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해 4월 치앙마이 주민 1700여명은 정부가 북부 지역의 심각한 대기오염 문제 대응에 실패했다면서 자신들의 수명이 약 5년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치앙마이 지역에 인공 강우를 실시하고 주 전체를 재난지역으로 선포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지난해 7월 태국 행정법원은 쁘라윳 짠오차 당시 총리와 국가환경위원회(NEB)가 치앙마이주의 독성 대기오염물질을 처리해야 하는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판결해 주민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미세먼지 문제가 매년 심해져 국민 건강에 장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서 쁘라윳 총리와 국가환경위원회에 대기오염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고 관리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치앙마이는 태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치앙마이주의 주도로, 수도 방콕에서 북쪽으로 700㎞ 떨어져 있다. 매년 약 100만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