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뇌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 칩 이식 환자 게임 시연 공개 세계 시선 집중

[금요화제]

다이빙 사고로 사지 마비 美 20대 남성
전극 통해 신경세포와 신호 주고 받아
"텔레파시 기술, 내 삶을 바꿔 놓았다"
머스크 "다음은 시력 회복 장치 목표"

일론 머스크의 뇌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뇌에 칩을 이식한 첫 번째 환자가 마우스 없이 온라인 체스 게임을 즐기는 스트리밍 영상을 공개,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뉴럴링크는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다이빙 사고로 4, 5번 경추에 손상을 입어 사지가 마비된 놀란드 아르보(29)가 뉴럴링크 장치를 이용해 노트북으로 온라인 체스 게임을 즐기는 과정을 생중계(사진)했다.

지난 1월 두개골에 뉴럴링크 칩을 이식받은 아르보는 "생각만으로 컴퓨터 커서와 키보드를 제어할 수 있게 됐다"며 "수술은 매우 간단해 하루 만에 병원에서 퇴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에게 인지 장애는 없지만 2016년 사고 이후 온라인 체스 게임은 포기한 상태였다. 그런데 (수술 후) 8시간 동안 게임을 했다"며 기뻐했다.
아르보는 칩을 이식받은 이후 텔레파시로 컴퓨터 커서를 제어하는 방법에 대해 배워왔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훈련 과정은 훨씬 쉬워졌고 이제는 화면을 바라보기만 해도 컴퓨터 커서가 반응한다며 새로운 기술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 릫텔레파시릮 기술이 완벽하지 않지만 이미 제 삶을 바꿔놓았다"고 강조했다.

뉴럴링크는 척수 손상이나 루게릭병으로도 알려진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ALS)으로 마비된 환자들의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해 생각으로 휴대폰이나 컴퓨터 등의 기기를 제어하는 실험을 해왔다. 뇌에 이식된 동전만한 크기의 칩에는 수십개의 작은 실 모양의 전극이 부착돼 신경세포(뉴런)의 전기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해당 장치는 무선으로 데이터를 전송해 집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뉴럴링크가 인간 임상시험에 대한 시연 영상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뉴럴링크는 2021년 4월 유튜브에 AI 마이크로 칩 2개를 뇌에 이식한 원숭이가 생각만으로 비디오 게임을 하는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뉴럴링크는 지난 1월 사지마비 환자를 대상으로 두개골에 칩을 이식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뉴럴링크의 임상시험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안전성 확인에 필요한 더 많은 학습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머스크는 이날 엑스에 "텔레파시 다음 제품은 블라인드사이트가 될 것"이라며 시력을 회복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할 것을 암시하기도 했다.

윤리적 논란도 가중

이와관련 일각에선 윤리적으로 부정적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뉴럴링크를 퇴사한 한 신경외과 전문의는 “뇌에 전극이 통과할 때마다 뇌 세포에 어느 정도 손상이 간다”면서 “만약 목표가 사지 마비 환자를 돕는 것이라면 이것은 불필요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뉴럴링크가 실험 과정에서 동물을 동원한 사실도 꾸준히 비난의 대상이 됐다. 2018년 이후 뉴럴링크의 실험으로 죽은 양과 돼지, 원숭이 등 동물은 총 1500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