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뒤엔 연봉 10만불"…블루칼러 열풍

[뉴스진단]

美 20대 Z세대, 대학진학 대신 기술직 선호
용접·배관공등 직업훈련학교 등록 16% '쑥'
AI 열풍 맞물려 더 높은 고용 안정성도 한몫

4년제 대학 졸업장이 점점 무의미해지는 시대가 되고 있다. 미국에서 대학 진학 대신 용접·배관공과 같은 블루칼러 기술직을 선택하는 젊은 층이 늘고 있다. <표참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 'Z세대는 어떻게 공구 벨트(각공 공구를 매달 수 있게 만든 허리띠)가 되어가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뉴스를 통해 젊은 세대의 용접·배관공 등 기술직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Z세대는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태어난 세대를 가리키는 용어로, 20대에 해당된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직업 훈련 칼리지에 등록한 학생 수는 전년 대비 16% 증가해 2018년 교육 분야 비영리 단체 NSC가 관련 데이터를 추적한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건설 기술을 공부하는 학생이 23%, 차량 유지·보수 등 기술을 배우는 학생은 7% 각각 늘었다.
이렇게 미국에서 블루칼라 기술자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배경으로는 우선 최근 수십 년 동안 비용이 급증한 대학교육의 실효성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분석회사인 버닝글래스인스티튜트와 비영리단체 스트라다교육재단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대학 졸업자의 절반가량이 학사 학위가 필요없는 직장에 종사하고 있으며, 많은 고등학교 졸업생이 대학 학자금 대출을 받는 것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용접이나 배관 등 기술직 업무가 높은 수익을 안겨주면서 기술직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도 사라지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지난해 미국의 서비스 분야 종사자 임금은 2.7% 오른 3만 9520달러를 기록한 반면 건설직 신규 직원의 임금은 전년 대비 5.1% 오른 4만 8089달러를 기록해 더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미국의 급여 분석업체 ADP에 따르면 건설직 신입사원의 연봉 중간 값은 4년째 회계사, 정보기술(IT) 유지보수 업계 수준을 넘어섰다. 기술직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5년 후에는 10만달러대 연봉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올 정도다. 

생성형 AI 열풍에 젊은이들의 직업 계산법이 바뀐 것도 작용했다. 소프트웨어 회사 자버가 지난해 고등학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대다수가 “AI 시대 블루칼라 일자리가 화이트칼라보다 고용 안정성이 더 높다”고 답했다. 또 교육시설과 업무현장에 로봇팔 등 새로운 장비들이 속속 등장하는 것도 블루칼라 일자리에 대한 Z세대들의 흥미를 끌었다.

☞한국선 '공돌이' 찬밥
최근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논란 속에서 기술직 비하 논란이 불거졌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지난달 자신의 SNS 계정에 의대 정원 증원 추진을 비판하면서 "소아과 선생님 중 한 분이 용접을 배우고 있다. 이런 나라에서 더 이상 살기 싫다고 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용접 기능인 및 관련 기업들의 단체인 대한용접협회가 "용접을 우습게 보는 발언"이라고 했고 온라인에서 “의사들의 특권 의식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