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총격 사망 양용씨 유가족 기자회견]

"정신질환자 1명 병원 이송 부탁했는데 경관 9명 투입, 테이저건 쏠 수도 있는데
몇시간 범죄 현장 소독해 모든 증거 인멸"

배스 LA시장 "경찰 프로토콜 재검토해야"

정신질환 치료를 받기 위해 도움을 요청했다가 출동한 경찰의 총격을 받고 숨진 한인 양용씨의 유가족들이 검찰에 전면 수사와 함께 해당 경찰관에 대한 기소를 요청하기로 했다.

숨진 양씨의 부모인 양민씨 부부와 쌍둥이 형제 등 유족 3명은 9일 LA 한인회관에서 변호인단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양씨의 변호사 로버트 시언은 "가족들이 요구하는 것은 지방검찰청과 연방검찰청의 전면적인 수사"라며 "LA 카운티 지방검사장에게 해당 경찰관들을 기소할 것을 요청한다"꼬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지방검찰이 이들을 기소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연방검찰에 연방 범죄로 기소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가족은 경찰의 모든 보디캠 증거와 통화 기록, 문자메세지, 이메일 등 정신질환이 있는 자녀의 무자비한 살인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모든 증거를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언 변호사는 또 "정신질환자 1명을 상대하기 위해 9명의 경찰관이 투입됐고, 경찰은 테이저건이나 다른 무기 등 정신질환자를 제압하는데 사용되는 수많은 방법 중 왜 어떤 것도 사용하지 않았는지 설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들(경찰)은 범죄 현장에 있던 모든 물리적 증거를 인멸했다. 몇 시간 동안 범죄 현장을 소독하며 아파트를 청소했는데, 신참 경찰관이라도 이것이 사법방해 행위라는 것을 누구나 안다. 일반적인 총격 사건 현장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고, 경찰이 연루된 총격에서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변호인단은 양씨가 이전에도 증상이 나빠졌을 때 LA 카운티 정신건강국(DMH)에 도움을 요청해 시설 치료 지원을 여러 차례 받았고 그때마다 모든 과정이 평화롭게 진행됐었다면서 사건 당일 DMH 직원이 왜 성금하게 경찰을 불렀는지에 대해서도 따져볼 것이라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양씨가 이전까지 폭력적인 행위를 한 이력이 전혀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KTLA 방송사 기자가 "양씨가 DMH 직원을 공격했다는 얘기를 경찰쪽에서 들었는데, 사실인가"라고 묻자, 유족은 "당시 아버지가 아들과 함께 있었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답했다. 양씨의 어머니는 "아들은 환청과 신체적 고통, 조울증으로 고통받고 있었고, 기도와 테니스, 요가, 등산 등 운동을 하면서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개선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며 "가슴이 찢어지는 엄마로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묻고 싶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LAPD는 지난 2일 총격 사건 발생 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경찰이 양씨의 집 현관문을 열었을 때 거실에 있는 양씨가 부엌칼을 들고 있었으며 경찰들 쪽으로 다가왔다고 총격의 배경을 설명한 이후 아직까지 내부 조사중이라는 입장만 밝혔다.

이런 가운데 캐런 배스 LA 시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유가족을 비롯한 한인타운 커뮤니티에 깊을 위로의 마음을 전했다. 배스 시장은 그러면서 "이번 비극에 대한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면적인 조사가 진행 중이며, 이번 사건에 대응할 때 사용된 프로토콜도 다시 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