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타운 뮤직숍에서 빌린 '331년된 65만불 짜리 바이올린' 

[금요화제]

USC 음대 대학원생,'지옥 문'갔다온 아찔 경험
1694년 제작 '지오바니 그란치노' 명품 바이올린
경찰 CCTV로 범인 특정, 우여곡절 끝에 되찾아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있는 USC 음대 대학원생이 지옥 문 앞까지 갔다가 되돌아 오는 경험을 했다. 제작한 지 330년이 넘은 고가의 바이올린을 코리아타운의 한인 뮤직숍에서 빌려 사용하다 도난 사고가 발생한 뒤 경찰이 2주만에 노숙자 범인을 체포하면서 고가의 바이올린을 되찾아서다. 
17일 LA타임스(LAT)에 따르면 LA경찰국은 USC 교내에 침입해 고가의 바이올린을 훔쳐 달아난 조나단 살다나(31)를 중절도 혐의로 지난 9일 체포해 구속했다고 밝혔다. 
살다나는 USC음대 건물에서 음대 대학원생이 사용하던 훔쳤던 바이올린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1694년에 제작된 지오바니 그란치노 바이올린이다. 331년된 이 바이올린의 가치는 65만달러에 달하는 고가의 명기로 알려져 있다.
이 바이올린은 LA에 거주하는 한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악기로 뮤직숍에 급전을 위해 담보로 맡긴 것을 USC 음대 대학원생이 임대해 사용하다 도난당한 것이다. 
LA경찰국이 밝힌 고가 바이올린의 도난과 회수 과정의 전말은 지난 2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절도 혐의를 받고 있는 살다나는 음대 대학원생이 출입증으로 음대 대학원 건물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출입문이 서서히 닫히는 틈을 이용해 따라 들어갔다. 음대 대학원생은 문제의 331년된 소파에서 지오바니 그란치노 바이올린으로 연습하다 쉬기 위해 바이올린을 잠시 소파 위에 놓고 자리를 비웠다. 절도범은 이 틈을 노려 바이올린을 훔쳐 음대 대학원 건물을 빠져 나왔다.
도난을 인지한 음대 대학원생은 즉시 경찰에 도난 사실을 알렸고 경찰은 CCTV를 통해 살다나를 절도범으로 특정하고 체포를 위해 주소지 주택을 급습했지만 부재 중이어서 실패했다. 자발적 노숙자인 살다나의 주소지 주택은 양부모 소유로 그는 세탁을 위해 잠시 방문할 뿐 실제 주거지는 LA 거리였던 것이다. 
결국 LA경찰국은 USC에서 멀지 않은 웨스트 31가와 메인 스트리트의 노숙자 촌에서 살다나를 찾아냈다. 체포 당시 살다나는 바이올린을 갖고 있지 않았다. 살나다는 바이올린을 다른 물건으로 교환하려고 시도했지만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아 보관하던 중 다른 노숙자가 훔쳐 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다시 수소문한 끝에 바이올린을 훔친 노숙자를 찾았고 15일 바이올린 회수에 성공했다. 절도 사건이 발생한 지 2주 만에 331년된 65만달러짜리 바이올린은 훼손되지 않은 채 음대 대학원생에게 되돌아갔다.
한편 현재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는 절도범 살다나는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오는 25일 첫 재판이 열린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