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판다 외교, 사우디는 표범 외교?
멸종위기종 희귀 '아라비아 표범'한 쌍
서식지 건설등 마무리되는대로 미국행
미중 화해 상징 판다처럼 국빈대접 전망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13~16일 사흘간의 중동 순방에서 받은 선물 보따리에 멸종위기종인 ‘아라비아 표범’ 한 쌍이 포함돼 화제다. 중국이 판다 외교로 미중 화해 시대를 열었듯, 중동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가 동물 외교로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샀다는 평가다.
뉴욕타임스는 4일 워싱턴DC의 스미스소니언 협회가 여러 달 노력한 끝에 사우디아라비아가 국립동물원에 표범 한 쌍을 보내기로 했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문화기관인 ‘스미스소니언 협회’의 브랜드 스미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범에 매우 흥미를 보였다고 밝혔다.
스미스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환영식에 참가해 표범 선물에 대해 설명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크고, 무엇을 먹으며,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한 질문을 퍼부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몇 안 되는 미국 대통령 중의 한 명이다.
그는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을 뿐더러 동물 사냥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과거부터 생태계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있는 독수리, 상어, 악어 등 사나운 동물에 많은 흥미를 보였다.
2015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흰머리수리와 사진을 찍다가 거의 물릴 뻔하기도 했다.
아라비아 표범은 멸종 위기종으로 표범 가운데 가장 크기가 작은 종이다. 문학이나 예술 작품에서 신비스러운 존재로 묘사됐으며,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표범의 산맥’이란 표현은 험난한 현실 환경을 의미한다.
야생 아라비아 표범은 120마리 정도만 남아있으며 전체 개체 숫자는 200여 마리로 추산된다. 이번에 선물받은 표범은 서식지 건설 등이 마무리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임기 내에 미국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으로 올 표범은 번식이 가능한 암수 한 쌍이 될 예정으로 미중 화해의 상징인 판다와 같은 ‘국빈’ 대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1972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방문에 대한 답례로 스미스소니언 국립 동물원에 자이언트 판다 한 쌍을 선물로 보냈다. 귀여운 이미지의 초식동물인 판다와 달리 표범은 위험한 맹수지만 패션 광고에 자주 등장할 만큼 세련된 멋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렇다면 백악관의 장미 정원에서 전직 모델이었던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패션 광고의 한 장면처럼 표범과 산책하는 모습을 볼 수있을까. 이같은 질문에 스미스소니언협회는 “절대 안 된다. 표범은 절대로 길들지 않는다”라며 펄쩍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