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말저런글]

우리는 애국가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국기에 대한 맹세문은요. 무심하게 지나쳤네요. 이들에 쓰인 낯선 낱말을 함께 들여다보는 시간을 마련합니다.

■애국가

어렸을 적 영화가 시작되기 전 극장 안에 울려 퍼진 애국가 장면이 떠오릅니다. 조회 때마다 반복했던 국기에 대한 맹세 기억도 어렴풋하고요. 추억으로 소비할 뿐입니다. 돌아보면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었답니다.
애국가는 4절까지 있습니다. 공통된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는 쉽습니다. 절마다 다르게 쓰인 선행(先行) 가사를 온전히 알면 애국가 이해는 완벽해집니다.
1절에서는 '하느님이 보우하사'를 도마에 올립니다. 보우하사가 생소합니다. 무슨 뜻일까요? [보우(保佑)하다]는 보호하고 도와준다는 뜻입니다.
2절에서는 '바람 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가 걸립니다. 바람 소리 아닙니다. 서리입니다. '남산 위의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다음에 놓였습니다. 저 강인한 소나무처럼 거센 바람도 서리도 견딘다는 의미입니다. 대한국민의 굳센 기상(氣像)을 상징합니다. 3절 '가을 하늘 공활한데 ∼'의 [공활(空豁)하다]는 무슨 뜻일까요? '텅 비고 매우 넓다'입니다. 어떤가요? 평소 안 쓰는 말들이고 모두 예스럽습니다.

■국기에 대한 맹세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맹세문이 이렇게 바뀐 것은 2007년 7월입니다. 종전에는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였습니다. '조국과 민족릫'몸과 마음을 바쳐릮 하는 말을 없앤 것은 국가주의 냄새가 진하고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자랑스런 → 자랑스러운]은 문법 오류를 시정한 결과입니다. 이를테면 다른 비읍(ㅂ) 불규칙 용언인 가깝다를 활용하여 '가깝+은릫 하면 '가까운릮 해야지 '가깐릫으로 줄일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그런데 어디 그런가요? 사람들은 자랑스런 말고도 사랑스런 그이, 복스런 얼굴, 걱정스런 일 하고 자꾸 줄여서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