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2기 집권 이후 미국 민주주의 후퇴

[이슈분석 / 민주주의 감시단체 IDEA 발표]

美 정부 권한 남용·대외원조 예산삭감 등
"민주주의 희망 좌절, 독재자들 고무시켜"
지난해 세계 민주주의 지수 9년연속 하락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집권 이후 미국의 민주주의가 후퇴했으며, 이 현상이 전 세계 독재자들을 고무시키고 있다는 민주주의 감시 기구의 평가가 나왔다.
1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웨덴 스톡홀름에 본부를 둔 국제 민주주의·선거지원 기구(IDEA)는 이날 '2025년 세계 민주주의'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취임 후 지난 6개월 동안 행정부의 도 넘은 권한 행사와 대외 원조 예산 삭감이 전 세계 포퓰리스트 지도자들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미국 정부가 자국 민주주의 규칙·규범과 제도를 약화한 사례와 관련해 20건의 경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3년과 지난해 2년간보다 두배나 많은 수치라고 IDEA는 설명했다.
IDEA가 꼽은 미국의 민주주의 후퇴 사례는 학술 자유 제한과 시위 활동의 불법화, 공인된 선거의 정당성에 의구심 제기, 행정부에 대한 언론 접근의 선택적 제한, 정상적 법절차의 회피 등이다.
IDEA는 오랜 기간 전 세계 민주주의의 선도적 옹호자였던 미국이 2025년에 전 세계 민주주의에 대한 외교적 관여와 재정 지원을 모두 크게 축소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2기 취임 이후 수십억달러 규모의 대외 원조를 동결·삭감해왔다. 대외 원조를 담당하던 미국 국제개발처(USAID)는 사실상 해체됐다.
IDEA는 "6개월도 되지 않아 미국 국내 정치 제도도 그 상징적 위상을 상당히 상실했고, 점점 더 행정부의 권한 남용 사례로 언급되고 있다"라며 "이는 민주주의에의 희망을 품은 사람들보다는 포퓰리스트 독재자들을 더 고무시키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보고서에서 IDEA는 지난해 전 세계 민주주의 지수가 9년 연속 하락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으로 조사 대상 173개국 중 54%에 해당하는 94개국이 '신뢰할만한 선거제도', '자유로운 정당', '선출된 정부' 등 민주주의 성과 지표 중 최소 한 가지에서 5년 전보다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언론 자유 후퇴
'사법 접근성' 부문도

한국의 경우는 언론의 자유와 사법 접근성 부문이 후퇴했다고 평가받았다.
IDEA는 "한국 언론이 지난 수년간 여러 도전에 직면해왔다"라며 언론인에 대한 명예훼손 소송과 주거지 압수수색 등을 그 예로 들었다.